[사설] 대선 개입 의심되는 국정원 트위트 진실 밝혀야

[사설] 대선 개입 의심되는 국정원 트위트 진실 밝혀야

입력 2013-10-22 00:00
수정 2013-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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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의도에서는 국가정보원의 지난해 대통령 선거 개입 논란과 관련한 여야의 공방전이 한창이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 올리거나 리트위트(재전송)했다는 글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냉정하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 1일부터 대선 전날인 12월 18일까지 트위터에 올린 글은 모두 5만 5689건에 이른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검찰 특별수사팀이 변경한 공소장 내용에는 이 가운데 2233건이 직접적 증거로 제시된 것이고 나머지는 아직 추정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대선 개입 혐의가 지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트위트한 글의 숫자가 많든 적든 철저한 진실규명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민주당이 밝힌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트 내용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댓글보다 의도가 짙게 엿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지하고 치켜세우면서 야당 진영의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철저하게 폄하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이다. 지난 6월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할 당시 인터넷에 올린 직원들의 댓글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후 여권은 “고작 댓글 수십 개” 라며 국정원의 조직적 대선 개입을 부정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논리로 넘어가려 해서는 더 큰 어려움을 만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국정원 직원들이 올렸다는 트위트의 구체적 내용에서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트위트는 “박근혜 친근한 미소, 문재인 놀란 토끼 눈, 안철수 느끼한 능구렁이”에서 “문재인 부친은 인민군 장교?”, “안철수는 이솝 우화의 박쥐”에 이르는 인신 공격이 주류를 이룬다. 국가를 지탱하는 책임을 맡은 정보기관 직원들이 올린 글이라 믿고 싶지 않은 내용이 적지않다. 이런 유치한 방법으로 국민을 설득해 대선에서 의미 있는 지지도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정말 믿었는지 되묻고 싶을 정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논쟁이 아니다. 구시대의 악습을 떨쳐내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은 물론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댓글 논란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는 정공법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의 도움을 받은 게 없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검찰도 공소장 변경 논란에서 보여주듯 적극성이 결여된 자세로 접근해서는 국민의 신뢰에 흠집이 갈 뿐이다. 모든 것에 앞서 진실을 밝히는 노력이 중요하다.

2013-10-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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