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0-25 20:34
수정 2020-10-2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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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꿈 ‘호모 헌드레드 시대’ 코앞
건강한 노년 위해선 치매·암 정복 우선
사회적 활동 활발하면 치매 위험 낮아져
주당 15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 필요
‘뻔한 내용’ 아는 것보다 실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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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년 생활은 인류의 공통된 희망이다. 노년에도 규칙적 운동과 독서 같은 지적 활동,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적,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치매나 암 발생률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보건원·픽사베이 제공
건강한 노년 생활은 인류의 공통된 희망이다. 노년에도 규칙적 운동과 독서 같은 지적 활동,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적,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치매나 암 발생률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보건원·픽사베이 제공
생명과학의 발달로 평균수명과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 ‘호모 헌드레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병 100세’가 아닌 ‘무병 100세’를 위해서는 암과 치매 정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암과 치매가 없는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과학기술 발달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많은 과학자는 과학기술의 뒷받침만큼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 공중보건대학원 전염병학, 네바다대 보건대 환경·직업보건학과 공동 연구팀은 실제로 사회적 참여 수준이 높은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치매 발병 확률이 낮고 뇌도 훨씬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노인의학:심리과학’ 21일자에 발표했다.
건강한 노년 생활은 인류의 공통된 희망이다. 노년에도 규칙적 운동과 독서 같은 지적 활동,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적,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치매나 암 발생률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보건원·픽사베이 제공
건강한 노년 생활은 인류의 공통된 희망이다. 노년에도 규칙적 운동과 독서 같은 지적 활동,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적,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치매나 암 발생률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보건원·픽사베이 제공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실시한 ‘보건 ABC 연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ABC 연구는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의 급격한 퇴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한 70~79세 남녀 노인 3075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 건강조사다. 연구팀은 ABC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요양원에 거주하는 293명을 무작위 추출해 사회적 참여도에 관한 관찰 및 설문조사 결과와 대뇌 피질의 특성 및 뇌세포의 세포 활성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확산 텐서 MRI’ 사진을 비교 분석했다. 사회적 참여도 점수는 보드게임, 다른 사람과 영화 보기, 각종 수업이나 강연회 참석, 종교 활동,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웃이나 친인척과 어울리기, 자원봉사활동, 매일 함께하는 대화 상대가 있는지 여부로 측정됐다.

비교 분석 결과 사회적 참여도 점수가 높은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뇌세포 활성도가 높고 대뇌 회백질이 더 넓고 두꺼워 치매 발병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뇌세포 숫자가 줄어들면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시아 펠릭스 피츠버그대 박사(노인신경과학)는 “많은 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 발병에 따른 의료 비용은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런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의 체계적인 사회적 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암학회와 에머리대 의대 신경과학교실, 재활의학교실, 애틀랜타 보훈병원 재활교실, 윈십 암 연구소, 앨라배마 버밍햄대 통합암센터, 노스웨스턴대 의대 의료사회학교실 공동 연구팀 역시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독서를 하는 노인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고 노년 암 발병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암이 발생하더라도 생존 기간이 더 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암’ 21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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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사회부 기자
유용하 사회부 기자
연구팀은 생활습관과 암 발병 가능성,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조사한 ‘암예방 연구 Ⅱ 영양조사’ 자료를 재분석했다. 연구팀은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약 7만 8000명을 무작위 추출해 암 발생 여부, 유산소 및 근육 강화 등 신체 활동, 평소 앉아 있는 시간, 식습관, 독서 시간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신체 활동과 지적 활동 시간이 긴 사람들은 암은 물론 치매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규칙적인 운동과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는 노인의 경우 암이 발생하더라도 5년 생존율과 완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노인들도 일주일에 150~300분 정도 산책이나 속보 같은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사망 위험이 최대 45%가량 줄어들고 이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연구 결과를 보면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무시하지만 이를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명한 음식점의 셰프들이 자신들의 레시피를 숨김없이 공개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식당이 똑같은 맛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안다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2020-10-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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