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임기 5년차 대통령/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임기 5년차 대통령/김성수 정치부 차장

입력 2011-12-09 00:00
수정 2011-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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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산업부장
김성수 산업부장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게 있다. 임기 말을 맞는 대통령의 처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대통령은 무대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 국민들도 대통령의 말이나 행동에 더 이상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집권 5년차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숙명이다. 대신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관심은 집중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시시콜콜한 움직임까지 언론은 주목한다.

임기 4년차에서 5년차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또 예외 없이 악재가 터졌다. 무슨 무슨 게이트라고 하는 대형 권력형 비리나 친·인척비리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식물대통령’이 되면서 국정 장악력을 잃게 된다.

다음 달이면 집권 5년차에 접어드는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측근 비리는 이미 여러 건 터졌다. 친·인척 비리 조짐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40%를 넘나들었던 국정 지지도는 이미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하는 30%선이 무너졌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2040 세대의 70%가 여권에 등을 돌렸다. 기존 지지층의 절반은 이미 이탈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내년에는 민심 이반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여권 내부라고 다를 게 없다. “대통령이 민심의 흐름을 잘못 읽는 것 같다. 집값이나 물가 등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은 따로 있는데, 최근 행사에서 나오는 대통령의 언급을 보면 민심과 너무 괴리되어 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자신의 얘기만 자꾸 하려는 것 같다.”(전 청와대 참모)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집권 5년차 때 등장하는 ‘단골메뉴’인 대통령의 탈당 얘기도 나온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5년차 때 예외 없이 떠밀려 집권당을 떠났듯이, 이 대통령도 탈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다.

역대 최대인 531만표차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당혹스러울 듯하다. 취임 첫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서 비롯된 ‘촛불시위’로 크게 흔들리긴 했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 3년 10개월 동안 적잖은 업적을 쌓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008년 가을 불어닥친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경제대통령’이 돼 달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 수주에 성공했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로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숙원이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런 성과는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대통령의 추진력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나라 밖에서의 두드러진 업적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당장 ‘소통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아는 사람만 골라서 쓰는 이 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은 임기 말까지 되풀이되고 있다. 취임 초부터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인사는 지금도 발표 때마다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청와대의 인적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또 관료들에게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 2개월쯤 남았다. 임기 초 약속했던 많은 것들을 다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반성할 부분은 용기있게 반성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노력이 요구된다. 내년 세계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데,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물가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다. 시간이 많지 않다.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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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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