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저널리즘의 언어/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저널리즘의 언어/이경우 어문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8-07-04 21:00
수정 2018-07-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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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여배우’는 ‘여성’이라는 표지를 앞세운다. ‘배우’는 부차적으로 들린다. 언론 매체들도 ‘여성’이라는 정보가 중요치 않아도 ‘여배우’라고 할 때가 많다. 식당 주인이 여성이면 ‘여주인’이라고 반드시 ‘여성’을 알리려고 한다. 남성 중심적 사고의 반영이다. 은연중 자신이 ‘남성’에 가깝다는 것을 드러낸다.

사람 이름 뒤에는 ‘씨’를 붙여 예우를 한다. 이런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특정한 직함을 가진 이들에게는 ‘씨’를 거의 붙이지 않는다. 대신 이름 뒤에 직함 붙이기를 좋아한다.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따지다 그리 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장관, 대기업 회장’ 같은 직함은 차별을 낳고 권위를 싣는다. 직함을 앞에 두는 ‘국회의원 ○○○씨’, ‘장관 ○○○씨’, ‘회장 ○○○씨’ 같은 표현은 옛일이 돼 버렸다. 이들에게는 ‘씨’ 자 붙이기를 꺼린다.

어린이의 나이를 말할 때는 ‘-배기’와 ‘-짜리’를 종종 붙인다. 이 접미사들은 대상을 대접하지 않는다. 낮추는 의미가 담긴다. 노인은 과하게 올리려고 한다. ‘노인’ 대신 쓰는 ‘어르신’은 중립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저널리즘은 성도, 계급도, 나이도 없다. 그렇지만 실제는 있는 것처럼 행세하려고 한다. 남성이려고 하고, 대기업의 상무나 전무쯤인 듯 착각하며, 40대 중반이나 후반쯤인 것처럼 여기려 한다. 근거지는 서울이라고 본다.



2018-07-0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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