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강제 전학, 학폭 근절 대책 아니다/최주원 군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경감

[독자의 소리] 강제 전학, 학폭 근절 대책 아니다/최주원 군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경감

입력 2015-03-27 17:48
수정 2015-03-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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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절 대책 가운데 학교에서 내리는 가장 큰 행정처분은 강제 전학이다. 강제 전학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해 학생을 교육청이 지정하는 인근 학교로 전학시키는 제도다. 그러나 강제 전학이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 될 수 있을까.

학교폭력을 포함한 위기 학생은 한두 가지 문제로 위기에 봉착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가정 내 불화와 학교에서의 부적응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위기에 직면한다.

이런 학생들을 근본적인 상담과 치료 없이 다른 학교로 강제 전학을 보내는 것은 가해 학생의 반발심과 새 학교에서의 부적응으로 이어져 또 다른 갈등과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강제 전학 조치를 받은 학생들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기보다는 대부분 자퇴 혹은 퇴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사전 예방 활동뿐만 아니라 발생 후 가해자, 피해자 보호 활동에도 다른 범죄와는 다른 섬세하고 신중한 대책이 필요하다. 치유 프로그램 없이 몇 학교를 전전하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면 온기 없는 가정, 외면당한 학교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 사회의 건강한 기둥으로 성장해 달라고 호소할 수 있겠는가. 치유 프로그램, 교육적 목적 없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강제 전학은 정말 신중했으면 한다.

최주원 군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경감
2015-03-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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