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말대로… 찬바람 불자 배당주 인기 오르네

증권가 말대로… 찬바람 불자 배당주 인기 오르네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1-10-20 17:22
수정 2021-10-2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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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외국인 투자자, 고배당주 순매수
변동성 장세에 안전한 투자전략 판단
기업도 분기 배당 확대하며 투자 유인
금융주 가장 주목… 美 배당주도 관심
배당수익률보다 ‘지속 가능성’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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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엔 ‘찬바람 불면 배당주를 담으라’는 격언이 있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의 인기가 올라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고배당주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고배당주 ‘사자´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도 분기 배당을 확대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최근 3000선 밑으로 떨어지며 크게 출렁한 상황에도 고배당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8일부터 지난 19일까지 14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2.22% 하락한 반면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1.09% 상승했다. 코스피 고배당50 지수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SK텔레콤 등 대표적인 대형 배당주 50개가 포함됐다.

최근의 금리와 증시 추이에 비추어 볼 때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의 미래 가치를 즉각적으로 회수하면서도 안전한 투자 전략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신한금융지주, SK텔레콤, 씨젠 등이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결정하는 등 선택지도 늘어나는 추세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존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나 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본적인 배당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금융주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올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과 투자 열풍 등으로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장주를 약 3조원어치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금융주를 대량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지주 1738억원, 신한금융지주 611억원, 우리금융지주 506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증권주도 배당수익률을 눈여겨봐야 할 종목이다. 최근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배당 성향이 높아진 까닭이다. 다만 유동성이 축소되면 주식시장이 움츠러들어 증권사의 이익도 줄어들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분기 혹은 월 배당을 하는 기업이 많은 데다 빠른 배당 지급처럼 투자자 우호 제도를 갖춰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S&P500 기준 약 75.6%의 기업이 분기 배당을 지급하고 있고, 배당금 지급일까지의 기간은 평균 21.3일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배당주 투자 입문자들은 ‘배당 성장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당장은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기업 실적이 높아지면서 배당금을 매년 꾸준히 높여 가는 종목들을 말한다. 배당금이 50년 이상 증가한 ‘배당왕’, 25년 이상 증가한 ‘배당 귀족’, 10년 이상 증가한 ‘배당 챔피언’, 5년 이상 증가한 ‘배당 블루칩’ 등 연속 배당지급 연수와 조건에 따라 종목 리스트를 따로 집계한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의 함정’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섣불리 투자했다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 배당금을 삭감하거나 지급 중단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윤 연구원은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의 경우 주가상승 여력이 부족하거나 기업 입장에선 자금을 설비나 신규 투자에 투입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배분하는 것인 만큼 배당 지속 가능성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며 “가급적 배당 성향이 60%를 넘지 않고 매출이나 이익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국내외 주식 모두 배당 소득의 약 15%가 소득세로 원천징수되고 배당과 이자 등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소득과 합산 과세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2021-10-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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