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들 가격제한폭까지 급등
전문가 “묻지마 투자 경계해야”정부가 가상화폐(암호화폐)는 규제하고 블록체인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증시에서 ‘가상화폐 테마주’ 주가는 떨어지는 대신 ‘블록체인 테마주’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코스닥 시장에서 블록체인 테마주가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기도 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 테마주와 가상화폐 테마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코스닥에 상장된 정보보안주인 한컴시큐어(5600원)와 시큐브(3040원)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각각 47.76%와 61.7% 급등했다.
반면 가상화폐 테마주로 꼽히던 주식들은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이후 인기가 식었다. 우리기술투자는 11일 이후 27.89% 떨어졌고, 옴니텔(19.64%)과 비덴트(-28.99%)도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우리기술투자는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옴니텔과 비덴트는 빗썸을 운영하는 BTC코리아닷컴에 투자했다고 알려졌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할 때는 블록체인 기술이 크게 필요가 없고, 블록체인 테마주로 인기가 몰리는 현상은 일정 부분 자연스럽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소는 가상화폐 유동성이나 현금화를 담당하지만 거래 자체는 블록체인 기술과 연관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정보보안 기업만 육성하겠다고 선을 긋지 않은 데다, 블록체인 자체 기술이 뛰어나지 않은데도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실제로 기술이 개발된 것은 없지만 정보보안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실장은 “테마주의 실체가 블록체인 기술을 높은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는 기업인지 평가해야 한다”며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에 뛰어들면 위험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8-01-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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