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 ‘신흥국 최대’

韓증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 ‘신흥국 최대’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5-09-17 23:18
수정 2015-09-1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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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달 동안 52억弗 빠져 나가

최근 두 달간 한국 증시를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 규모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때만큼 심각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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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8주간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52억 2700만 달러다. 같은 기간 인도(32억 8500만 달러), 태국(17억 1400만 달러), 대만(13억 6900만 달러) 등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을 웃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4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역대 두 번째로 긴 2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였다. 연이은 ‘팔자’ 공세에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34.08%에서 지난 15일 31.89%로 떨어졌다.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당시(32.9%)나 2012년 남유럽 금융위기 때(33.6%)보다 낮다.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따른 아시아 신흥국의 위기에 대해 1997년 외환위기 때만큼 심각하다는 분석과 위기의 재현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의 금융사인 맥쿼리는 보고서를 통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일시적인 ‘심장마비’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만성 심혈관 질환’에 비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년 전에는 글로벌 유동성과 차입, 무역 증가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치료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위기가 5~10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들이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쌓고 외채 비중을 줄였기 때문에 당시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많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1998년 이후 매년 경상흑자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외환보유액은 18년 전보다 각각 5배, 6배 많다. 아눕 싱 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사는 “아시아 국가들은 많은 완충장치를 갖고 있어 위기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사이에서 차별화가 이뤄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맥쿼리는 국내총생산(GDP), 외채, 경상수지 등을 고려했을 때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등을 위험한 국가로 분류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앞선 국가들보다 위험이 덜하지만 원자재 가격 약세와 무역 부진을 위험 요소로 평가했다.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은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덜한 국가에 꼽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5-09-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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