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유럽發 불안…금융시장 패닉

미국ㆍ유럽發 불안…금융시장 패닉

입력 2011-08-03 00:00
수정 2011-08-0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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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문제까지 부상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급락하고 있고 원ㆍ달러 환율과 채권은 강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가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다시 확산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추락...환율ㆍ채권 급등

코스피를 비롯한 환율, 채권 등 각종 금융지표가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장중 한때 60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2,050선 붕괴위험에 직면한 상태다. 오전 11시 현재 59.03포인트(2.78%) 급락하며 2,062.24를 기록 중이다.

이틀 전만 해도 미국 부채한도 증액 협상 타결로 크게 올랐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폭락해 전날 5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23일(2.64%, 55.79포인트) 이후 가장 낙폭이 큰 것이었다.

미 더블딥 공포가 부각되자 외국인들은 이틀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차익실현에 나서 전날 3천71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3천362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증시도 이틀 연속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17%, 대만 가권지수는 1.98% 각각 내렸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잠잠했던 모습과는 달리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9원 이상 뛰었다. 오전 10시55분 현재 8.70원 오른 1,059.50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다.

채권시장도 급등, 국채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2틱 오른 103.15를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은 하루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3천357계약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美 더블딥 우려...유럽 위기 재부상

예상과 달리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그동안 미 부채상한 문제에 쏠려 있던 시장의 시선이 경기 상황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부채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거나 장기 침체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예상치였던 1.8%에 크게 미달했고 1분기 성장률도 1.9%에서 0.4%로 대폭 조정됐다.

또 미국 제조업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7월 제조업지수는 50.9로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하고 있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무디스와 피치가 2일(현지시간) 미국에 대한 최고 등급(AAA)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추후 등급 강등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미국발 악재가 눈덩이처럼 커진 상황에서 이번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문제까지 부상하고 있다.

스페인 국채 10년물 스프레드는 2일 오전 6.326%로 치솟았고 이탈리아 국채도 6.165%로 뛰었다. 국채 스프레드는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이율) 차이로 그만큼 그 나라가 원리금을 보장해 줄 신용도가 낮다는 뜻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양국 국채의 이날 스프레드는 모두 1998년 유로 출범 이후 최고치다.

그리스에 이어 부채 문제가 유로존 전반으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악재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거나 장기침체로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성장률이 1~2%를 웃돌아 더블딥 가능성은 적고 주택경기 등의 전망도 최악은 아니어서 장기침체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며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실제로 하향조정하진 않겠지만 전망을 나쁘게 보는 것은 맞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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