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후반 가를 ‘일자리’ 전문가 3대 제언
코로나 쇼크와 ‘일자리 정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에만 일자리 19만 5000개가 사라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5월 2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일자리 상황판을 시연하며 청년 고용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첫 번째 업무 지시는 일자리 상황 점검과 일자리위원회 구성이었다.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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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최저임금 인상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쉽지 않다”며 “저임금 근로자 소득을 보전하는 차원이라면 최저임금 인상 대신 근로장려금 지급 등 다른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최소 동결 요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동계는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등을 보호하기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의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판 뉴딜이 정부 설명처럼 디지털경제 전환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라면 저숙련자와 취약계층은 오히려 고용 위기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대책이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판 뉴딜 개념을 뜯어 보면 5~10년 뒤를 바라보는 정책으로 올해 당장 경기를 띄우는 게 필요하다”며 “대규모 건설사업(SOC 투자) 등 단기 부양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높은 수준의 지식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 정부는 토목공사에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한국판 뉴딜에서 소외되는 비숙련 노동자를 위한 건설 투자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4차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을 연결하는 것이다. 가령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면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비숙련 노동자들의 직업을 확대할 수 있는 부분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일자리를 어떻게 지켜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요구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좀비 기업을 언제까지 살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결국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실업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교육을 시켜 줘야 한다”며 “이들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어 주고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가 인질이 돼서 경쟁력 없는 산업과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다른 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재원을 낭비할 수 있다”며 “미래에 일자리가 많이 나올 분야를 냉철하게 판단해 실탄을 쌓고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업에 따른 사회안전망 확보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근로자, 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까지 상시적으로 보호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또 닥치더라도 이들이 긴급 지원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도화된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은 교수도 “대규모 산업 구조조정이 발생하면 개인이 취업에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직업교육과 고용보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서울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2020-05-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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