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원장 “고도성장 향수 벗어나 경제체질 개선해야”

KDI 원장 “고도성장 향수 벗어나 경제체질 개선해야”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8-05-14 18:00
수정 2018-05-1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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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집착하면 양극화 더 심화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50년 내다보고 산업구조 개편
남북경협 대비한 연구도 강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지금은 고도성장기 향수에서 벗어나 삶의 질 향상과 경제체질 변화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을 과도하게 하다 보면 양극화가 더 심화하거나 물가안정 등에서 부작용이 날 수 있다”며서 “성장률에 집착하기보다는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독일 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은 모두 1∼2% 성장률을 기록 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삶의 질 향상”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해 경제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근로시간이 길고 비정규직이 많은 나라 중 한 곳인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악화 주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영향은 1년가량 지나야 나타나는데 지금 5개월밖에 안 됐고 정규직화는 진행 중이며 근로시간 단축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내수 확충과 혁신성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한국 경제를 집으로 비유한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도배만 새로 하는 식이었다”면서 “앞으로는 50년을 내다보고 내부 구조를 뜯어고치는 산업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모든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 시행했을 때 나오는 최종 결과가 일자리”라며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는 예전보다 전반적으로는 줄어든 게 맞지만, 환경이나 안전 규제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늘어나 불만이 있겠지만 선진국은 환경·안전 규제가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에 대비한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최 원장은 “KDI 소속 북한연구센터가 지난 11년간 제 역할을 찾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북한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남북 교류 확대를 통해 상호보완적 경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8-05-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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