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국만 남극점 연구기지 설립
우리나라 남극 연구의 시작점이자 중심인 세종과학기지가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세종기지는 지난 30년간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대륙을 개척해 남극점까지 닿는 독자적인 내륙 진출로 ‘코리안루트’를 개발할 계획이다.우리나라 남극 연구의 시작점인 세종과학기지가 설립 30주년(1월 24일)을 맞는 가운데 지난 23일 킹조지섬에 위치한 기지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 제공
우리나라가 남극에 첫발을 들인 것은 40년 전이다. 국립수산진흥원이 1978년 남빙양(남극해)에서 처음으로 크릴 시험 어획과 해양조사를 했다. 1985년 한국해양소년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남극관측탐험단’이 남극관측탐험에 최초로 성공했고, 이듬해 세계에서 33번째로 ‘남극조약’에 가입했다.
국민들의 남극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정부는 1988년 2월 17일 세종기지를 세웠다. 1989년에는 남극조약 가입국 중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남극조약협의당사국’ 지위를 세계에서 23번째로 획득했다. 1990년 남극연구과학위원회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현재는 세종기지와 함께 2014년 테라노바만 근처에 세운 장보고기지까지 2개의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세종기지는 13명으로 문을 열었지만 그동안 월동 연구대원 450여명과 총 3000여명의 연구자들이 거쳐갔다. 현재 31차 월동 연구대 등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30년간의 연구활동 중 2003년 남극반도 남셰틀랜드 군도 바닷속에서 세계 최초로 미래 청정에너지 ‘가스하이드레이트’ 대량 매장지역을 발견한 것이 최고의 성과로 꼽힌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물 분자 속에 가스(주로 메탄) 분자가 들어가 만들어진 얼음 형태의 물질이다. 불을 붙이면 메탄이 타면서 강한 불꽃을 만들어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국제협약으로 오는 2048년까지 개발할 수 없지만, 개발이 진행되면 잠재적 가치가 상당하다. 세종기지는 킹조지섬에 사는 식물 라말리나 테레브라타로부터 기존 항산화 물질보다 뛰어난 효과를 가진 라말린을 분리했으며 이는 화장품·의약품 등에 활용됐다.
남극 환경보호에도 앞장섰다. 세종기지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정규 기상관측소로 지정돼 하루 4회의 기상정보(기온·풍속 등)를 제공, 지구온난화를 감시하고 세계 기상예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1-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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