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투자한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 美 최초 ‘소형 원전’ 짓는다

SK가 투자한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 美 최초 ‘소형 원전’ 짓는다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4-06-12 01:15
수정 2024-06-1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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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오밍주 케머러서 착공식

2030년까지 SMR 실증단지 완공
25만 가구 동시 사용할 전력 생산
성공적 진행 땐 亞 사업 진출 주도
빌 게이츠 “청정에너지 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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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투자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내 첫 SMR 건설에 착수했다.

11일 SK㈜에 따르면 테라파워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착공식을 열고 4세대 SMR 원자로인 ‘나트륨’을 포함해 전력 생산 장비 등 기타 제반 공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테라파워의 4세대 SMR 실증단지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소유한 전력회사 파시피콥의 석탄화력발전소 부지 내에 약 2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345메가와트(㎿)급 단지로 조성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전기 출력을 3분의1에서 5분의1로 줄인 소형 원전으로 입지가 바다 인근으로 제한되는 대형 원전과 달리 바다에서 냉각수를 끌어올 필요가 없어 위치 선정이 비교적 자유롭다. 테라파워는 원자로 냉각재로 물 대신 액체금속, 가스 등을 사용하는 4세대 비경수형 원전을 구축한다. 원자로는 높은 온도에서 작동될수록 발전 효율이 높아지는데 물을 사용하지 않는 4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온도에서 가동이 가능하다.

테라파워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최대 40억 달러(약 5조 5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절반은 미 에너지부가 지원한다. 2030년까지 SMR 실증단지를 완공하고 상업운전까지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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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파워 창업자 빌 게이츠(왼쪽 네 번째)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왼쪽 다섯 번째),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 등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테라파워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실증단지 착공식에서 흙을 퍼내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제공
테라파워 창업자 빌 게이츠(왼쪽 네 번째)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왼쪽 다섯 번째),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 등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테라파워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실증단지 착공식에서 흙을 퍼내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제공
착공식에는 빌 게이츠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 대표, 김무환 SK㈜ 그린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빌 게이츠는 “이 차세대 발전소가 우리나라(미국)의 미래를 움직일 것”이라며 “우리의 경제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더 풍부한 청정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 5000만 달러(당시 약 3000억원)를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실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원전으로 평가되는 SMR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해결할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세계전력발전보고서는 전 세계 전력 수요가 2026년까지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미국 SMR 기업들과 투자 협력을 맺으며 SMR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1억 380만 달러를 투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의 SMR 건설 프로젝트에 원자로 등 설비 납품사로 선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할 설비 규모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2024-06-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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