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미래와 과제는
‘미래를 위한 도전’ 사내 글에서“지금은 더 도전적으로 나설 때”
“성별·국적 불문 인재 양성” 강조
글로벌 인맥 통해 M&A 나설 듯
재계 “책임 있는 등기임원 복귀”
외신 “테크수요 침체 역풍 맞아”
1938년 호암 이병철 회장이 창업한 삼성그룹은 27일 그의 손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며 ‘이재용의 삼성’ 시대를 본격화했다. 1991년 부장급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회장은 입사 31년 만에 회장 직함으로 삼성을 이끌게 됐다. 회장 취임날인 27일 이 회장은 취임식 없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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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회장 이재용’으로서 이끌어 갈 삼성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 양성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창의적 조직 문화 ▲사회와 함께하는 삼성을 약속했다.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회장이 지난 9월 삼성전자 파나마 법인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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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또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 된 비전인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제가 그 앞에 서겠다”며 글을 맺었다.
2010년 5월 이건희(왼쪽 두 번째) 당시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네 번째) 사장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16라인 기공식 행사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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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회장 취임으로 삼성이 그룹 컨트롤타워를 어떤 방식으로 부활시킬지에도 재계의 관심이 모인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한 이후 6년째 3개의 태스크포스(TF) 체제로 운영돼 왔다.
당분간 무보수 경영도 이어 간다. 그는 2019년 10월 등기이사 임기 만료가 국정농단 재판과 맞물리면서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무보수로 삼성을 경영해 왔다. 재계에서는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해외 언론도 이 회장의 승진 소식을 속보로 다루며 어려운 시기에 삼성을 책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CNBC방송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탓에 전 세계 테크 수요가 급격하게 침체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메모리칩·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이 역풍을 맞은 가운데 이 회장이 임명됐다”며 향후 경영환경이 쉽지 않다는 점을 부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버드대(경영대학원 박사)에서 교육을 받고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이 회장은 그간에도 사실상 삼성의 수장이었다”며 “(이번 승진이)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NHK는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한 데다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회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2022-10-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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