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익률 2%대 예금과 비슷
90일 긴 환매 제한 기간도 단점
높은 수수료와 긴 환매 기간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공모펀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공모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매도 개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세 번째 카드다.금융위원회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관계기관과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공모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이나 ETF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판매되는 펀드는 통상 90일 정도의 환매 제한 기간이 있어 이 기간에 팔면 환매 수수료가 발생하고, 주식 운용 펀드의 경우 환매 신청 후 5영업일이 지나야 돈이 들어와 여러모로 ETF보다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거래소에 상장되면 은행이나 증권사를 거치지 않아도 돼 판매 수수료 및 판매보수 비용을 줄이고, 환매 절차와 기간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우선 올해 안에 공모펀드를 상장하고, 내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에 비해 수수료와 보수 등 비용이 많이 나가 실제 수익률이 적다는 점도 손본다. 2014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공모펀드 수익률에서 판매수수료를 뺀 실질수익률은 평균 2.36%로 예금(2.12%)과 비교해 겨우 0.24% 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펀드 재산에 포함돼 잘 드러나지 않던 ‘판매보수’를 따로 떼 판매사의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판매보수는 법상 운용액의 최대 1%까지 뗄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판매보수를 분리한 펀드의 경우 성과와 연동해 수익률이 낮으면 판매보수도 인하하도록 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랩(WRAP) 등 투자자로부터 보수를 직접 받는 신탁·일임 계좌에서 편입하는 공모펀드부터 이를 도입하고, 이후 온라인 공모펀드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공모펀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평범해 보이는 공모펀드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해 일반 국민의 중추적 투자 수단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4-01-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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