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만 가구 집 팔아도 빚 못 갚는다… 빅스텝 땐 주담대 8% 시대

38만 가구 집 팔아도 빚 못 갚는다… 빅스텝 땐 주담대 8% 시대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10-10 20:18
수정 2022-10-1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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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한은 금통위 금리 결정

고위험군 금융부채 69조원 달해
기준금리 0.5%P 올린 3% 유력
대출이자 6조 5000억원 늘어나
1인당 평균이자 32만 7000원 발생
“물가 잡으려면 긴축 기조 불가피”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으며 집을 팔아도 대출을 갚을 수 없는 ‘부채 고위험’군이 38만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짊어진 부채는 69조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12일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 선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자들의 빚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총 38만 1000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40만 3000가구·3.4%)보다는 줄었지만 2018년(30만 4000가구), 2019년(37만 6000가구)보다는 많다.

금융부채 고위험가구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자산을 팔아도 대출을 다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한은에 따르면 이들 고위험 가구가 짊어진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 4000억원에 달한다.

고위험가구보다 범위가 넓은 ‘취약차주’(대출자)의 비중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전체 대출자의 6.3%로, 지난해 말(6.0%)보다 증가했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대출자다.

이와 함께 한은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여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한은이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빅스텝’을 단행하면 기준금리는 3.0%에 달한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오르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 5000억원 늘어나며 이 중 3000억원은 취약차주가 감당한다. 이 경우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32만 7000원, 취약차주는 1인당 평균 25만 9000원의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한다.

지난해 8월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상(2% 포인트)되면서 1년 사이 불어난 가계 이자 부담은 27조원이 넘는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이 지난달 말 7%를 넘어선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8%대 주담대 시대마저 예고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은 취약계층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도 부담이지만 물가를 잡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 기조가 불가피함을 밝혔다.
2022-10-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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