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식 구조’도 철근 빼먹은 LH… 모든 단지 설계오류 긴급 점검

‘벽식 구조’도 철근 빼먹은 LH… 모든 단지 설계오류 긴급 점검

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입력 2023-09-27 02:12
수정 2023-09-2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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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면 대통령 나서도 안 돼”
원희룡, 보고 누락 등 조사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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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불법하도급 집중단속 결과 및 근절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9.20.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불법하도급 집중단속 결과 및 근절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9.20.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 중인 공공주택 전체를 대상으로 골조 등을 일제히 점검하기로 했다. 전날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에서 외벽 철근이 대량으로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데 따른 조치다. LH 입주민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실시하는 ‘긴급 점검’으로 늦어도 한 달 내에는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 점검회의’에서 “문제가 드러난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공사 중인 모든 LH 아파트 단지의 설계 오류에 대해 일제히 점검해 달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설계 변경 과정에서 철근 배치 간격을 잘못 계산하고 표시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잘못이 벌어져 건축 기술상 들어가야 하는 철근이 누락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점에 대해 LH는 물론이고 국토부 차원에서도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철근 누락 사실이 발견됐음에도 LH 상부는 물론 국토부에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고 누락 문제도 심각하게 들여다볼 것을 LH에 주문했다. 원 장관은 “현장에서 본사에 보고조차 하지 않는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느냐”며 “이런 식이라면 설사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LH를 직접 지휘한다고 해도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원 장관은 부실 사태를 촉발한 업체가 시공하고 있는 공사 현장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해당 단지의 구조설계를 맡은 업체와 철근 누락을 보고한 감리단장을 교체한 감리 용역회사 모두 무량판 부실 시공과 겹치는 업체들이기 때문에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전날 인천 검단신도시에 있는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 13개동 중 4개동 지하층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누락된 부위의 벽체 길이는 총 71m에 달한다. LH는 이를 지난 6월 인지하고도 입주 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보강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23-09-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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