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위험선’ 넘어 7만 가구 육박…정부는“매입”“아직” 미묘한 온도차

미분양 ‘위험선’ 넘어 7만 가구 육박…정부는“매입”“아직” 미묘한 온도차

옥성구 기자
옥성구 기자
입력 2023-02-01 02:38
수정 2023-02-01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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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만 가구… 9년 4개월 만에 최대
원희룡 “아직 위기 아냐” 선긋기
尹은 “정부 매입 검토” 연초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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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국 아파트 미분양 주택이 정부가 위험선으로 보는 6만 2000가구를 훌쩍 넘어 7만 가구에 근접했다. 지난해 주택 매매량은 2021년에 비해 ‘반토막’으로 주저앉았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8107가구로 전월보다 17.4%(1만 80가구) 증가했다. 이는 2013년 8월(6만 8119호) 이후 9년 4개월 만의 최대치다.

정부가 판단하는 미분양 위험선은 6만 2000가구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며 지난달 미분양 주택이 단숨에 위험선을 넘어섰다. 다만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반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모두 주택시장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며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그러면서 원 장관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에 주목했다.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은 7518호로 전월보다 5.7%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최근 증가세이지만 2018~2019년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다.

이를 근거로 원 장관은 정부가 미분양 물량을 떠안을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임차해 취약계층에 재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해 정책 기조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원 장관이 미분양 주택 매입 불가 방침을 밝힌 것이 아닌 재정 여건과 건설사 자구 노력 등을 고려해 시기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기 때문에 엇박자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분양이 장기화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건설업계 줄도산 우려가 커진다. 반면 건설사의 자구 노력 없이 그 책임을 정부와 공기업이 떠안아 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미분양 물량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만 1035가구로 전월 대비 6.4%(662가구) 늘었다. 지방 미분양은 5만 7072가구로 전월보다 19.8%(9418가구) 급증했다.
2023-0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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