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 국채 금리 5.5%까지 간다” … 글로벌 금융시장 ‘긴축 공포’에 출렁

월가 “美 국채 금리 5.5%까지 간다” … 글로벌 금융시장 ‘긴축 공포’에 출렁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3-10-21 09:07
수정 2023-10-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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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 16년만에 5% 돌파
전문가 “5.5%까지도 갈 것 … 연준이 금리 동결해도 국채 금리 쉽게 안 떨어져”
글로벌 증시 급락 … 전세계 ‘고금리=뉴노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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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증시
얼어붙은 증시 얼어붙은 증시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코스피가 전장보다 40.80포인트(1.69%) 내린 2,375.00로 마감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0원 내린 1,352.4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14.79p(1.89%) 내린 769.25로 마감했다. 2023.10.20
ondol@yna.co.kr
(끝)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5%’라는 기록적인 숫자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국채 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는 등, 16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국채 금리는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고금리=뉴노멀’이라는 공식을 굳히고 있다.

‘5%’의 충격 … 글로벌 증시 휘청미 증시는 국채 10년물 금리 ‘5%’라는 기록적인 숫자에 요동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국채 10년물 금리는 6%포인트 이상 하락한 4.92%에 장을 마감했지만 장 초반 하락하다 한때 5%를 넘어섰다. 지난 19일 일부 전자거래 플랫폼에서 5%를 넘어선 데 이어 이틀 연속 5%를 넘으면서 미 증시에 충격파가 번졌다. 19일 0%대 하락에 그쳤던 3대 지수는 이날 낙폭을 키웠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6%, S&P500 지수는 1.26%, 나스닥 지수는 1.53% 하락했다.

지난 1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과열된 경제를 식히기 위해 보다 긴축적인 금융 조건이 필요하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에는 ‘긴축 장기화’의 우려가 퍼졌고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 안보지원 예산 1050억 달러(약 142조원)을 의회에 요구한 것도 국채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이 자금 충당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5%의 충격파는 글로벌 증시로 번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0일 전일 대비 1.61% 내린 4024.68로 거래를 마쳤고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40 지수는 일제히 1%대 하락했다. 미국발 긴축 공포에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 증시도 휘청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일본 제외)는 20일 한때 477.43까지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월가 “금리 5.5%까지도 간다 … 신흥국은 ‘강달러’ 압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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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경제클럽 간담회서 발언하는 파월 연준 의장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서 발언하는 파월 연준 의장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서 발언하는 파월 연준 의장
(뉴욕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가 강하고 노동시장이 계속 빡빡해 추가 금리 인상에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채권 수익률 상승은 전반적인 금융 상황을 ‘상당히’ 긴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3.10.20
danh20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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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은 국채 금리의 고공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더블라인의 그렉 휘틀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0년물 금리가 5.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서 “근본적인 메시지는 ‘조만간 연준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것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폴 시아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FICC 기술 전략가 역시 10년물 금리가 5.0~5.5%에서 고점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여전히 호조를 띄고 있는 미국의 실물경제가 긴축 장기화를 초래하는 탓에 국채 금리가 쉽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로버트 팁 PGIM 채권 수석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연준이 향후 몇 년간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국채 10년물 금리는 5%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5%는 충격적인 수치지만, 문제는 이 수치가 경제 활동에 적절한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저금리·저물가’ 시대를 뒤로 하고 고금리 시대를 ‘뉴 노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는 국채 금리 급등으로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0년 이후 13년만에 8%에 육박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금리가 7%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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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넘어선 가계부채
GDP 넘어선 가계부채 GDP 넘어선 가계부채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규모로 가파르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5년 전인 2017년(92.0%)보다 16.2%포인트 증가한 108.1%를 기록하며 민간 부채 데이터가 집계되는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현수막. 2023.10.3
d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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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은 고금리·고유가와 더불어 고금리의 압박까지 견뎌야 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전세계의 차입 비용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특히 신흥 시장의 국가들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라는 이중의 타격을 겪어야 하며, 달러화 부채가 있는 국가들은 부채 상환액이 더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한때 ‘연내 인하’ 기대가 높아졌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인하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밀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우리 금리도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금통위 내에) 퍼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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