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이면 OK?… 호텔 뷔페 ‘북적북적’ 연말연시 예약 꽉 찼다

4명이면 OK?… 호텔 뷔페 ‘북적북적’ 연말연시 예약 꽉 찼다

입력 2020-12-23 22:06
수정 2020-12-2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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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구멍 난 ‘5인 모임 금지’

일부 꼼수 홈파티족 “조용히 모이면 돼”
숙박 공유앱 통한 모임 사각지대 떠올라
대형 펜션 “큰 방은 예약 80% 취소” 울상
“가족모임 허용? 어떻게 확인하나” 혼란
“집단감염 우려 여전해” 3단계 격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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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까지만 받고 버티다… 오늘 폐업합니다
4명까지만 받고 버티다… 오늘 폐업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지역에 5명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시작된 23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 ‘4명 이하 손님만 받는다’는 안내문과 함께 폐점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23일 서울 도심에선 두세 명 단위로 외출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지방자치단체 방침에 따라 5인 이상 모임을 자발적으로 취소하는 ‘모범생’이 많았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점을 노리고 ‘꼼수’를 부리는 이들도 있어 방역지침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서울 중구와 마포구의 식당가를 둘러본 결과 5인 이상 단위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4명이 함께 앉아 마스크를 벗고 찌개와 주요리를 나눠 먹는 모습은 흔했다. 중구 A호텔 뷔페는 점심 식사를 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내년 1월 10일까지 크리스마스나 주말 연휴는 이미 예약이 다 찼다. 호텔 관계자는 “5인 이상 예약은 모두 취소가 됐지만 2~4인 대기 고객이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B호텔 뷔페도 크리스마스와 주말 예약이 마감됐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도 성행했다. 일부 식당은 5인 이상 예약을 문의하자 ‘테이블 쪼개기’를 권유하기도 했다. 일행이 5명일 경우 2명, 3명으로 나눠 앉는 것도 허용되지 않지만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진 상인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손님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민모(41)씨는 “매장 안쪽에 있는 10인용 대형 방에서 문을 꼭꼭 닫고 이용하면 괜찮지 않느냐는 문의도 들어온다”며 “일단 불가능하다고 거절은 하지만 연회석을 낭비하는 게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눈에 띄지 않는 ‘홈파티’를 선호한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6인 부부 동반 모임을 계획한 김모(31)씨는 “혹시라도 이웃집에서 신고가 들어올 수 있으니 최대한 조용히 모임을 치를 생각”이라고 전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빌려 홈파티를 치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에어비앤비 앱에서 모임 금지 조치 마지막 날인 새해 1월 3일까지 5명 이상 예약 가능한 숙소를 검색하면 서울 전역에 300곳이 넘는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사업자들에게 이용자 수를 확인해 5인 이상 숙박은 받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국에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상인들은 더욱 울상이다. 특히 주요 관광지가 폐쇄되면서 대형 펜션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서 대형 펜션을 운영하는 장모(52)씨는 “연말까지 5인 이상 방은 예약이 80% 이상 취소됐다”며 “300만원의 과태료를 감수하고 5인 이상 손님에게 방을 내주긴 어려워 내년 1월 이후로 재예약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헷갈리는 정부 방침에 불만도 터져 나온다. 애초 5인 이상 직계가족 모임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던 서울시는 이날 방침을 바꿔 직계혈족의 일상적인 가정생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구의 한 중식당 관계자는 “가족 모임이라고 해도 5인 이상 예약을 받는 것은 부담스럽다”면서 “손님에게 가족관계증명서를 떼 오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난처해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송년 모임을 어느 정도 자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다중시설들은 여전히 열려 있어 집단감염의 우려가 크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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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0-12-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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