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재발…세계 7위 수출대국 韓경제 타격 불가피

미·중 무역전쟁 재발…세계 7위 수출대국 韓경제 타격 불가피

입력 2018-06-16 18:01
수정 2018-06-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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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수출 등에 직격탄…내수증가세 둔화 속 경제 전반에 악재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재발하면서 세계 7위 수출대국인 한국경제에 또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 부과를 강행하기로 하자 중국이 같은 규모의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 이후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 보였던 양국 간 무역전쟁은 다시 불붙었다.

일부 신흥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연합(EU)의 제로금리 연장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무역전쟁 이슈가 추가된 형국이다.

다음 주 산유국 회동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불확실성이다. 이런 대외 변수들은 한국경제에 수출을 중심으로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대내적으로 소비나 투자 지표가 둔화 조짐이고 고용 빙하기를 점치는 관측이 대두되는 가운데, 대외 악재들이 쌓이면서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궤도를 위협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16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6일부터 340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중국산 재화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여론 수렴을 거쳐 관세 부과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공학, 신소재, 자동차 등 중국산 수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미국은 이에 더해 중국이 보복하면 추가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무역전쟁에서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먼저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중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품목 340억 달러 상당에 대해 다음 달 6일부터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화학 공업품,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추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의 대중수출은 즉각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달러(31조원) 감소한다.

세계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조치가 한국의 대중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천421억2천만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천736억9천만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목 중에는 전기장비와 IT, 유화산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크게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안 그래도 불안한 한국 수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번 달 들어 한국의 1~10일 수출액은 12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6월 한 달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작년 6월 대규모 선박수출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17개월 연속 증가하던 수출은 지난 4월 1.5% 줄었지만, 5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한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1분기 8위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출 규모 순위도 작년 6위에서 올해 1분기 7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한국경제의 내수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마저 악화한다면 이는 한국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수출품 중 중국을 거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소비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타격을 받으면 전반적인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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