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흐름 유지했지만 1분기보다는 ‘주춤’추경·가계부채·해외변수가 3% 달성 3대 관건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1.1% 성장했지만 2분기 성장률은 이에 못 미치는 0%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글로벌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수출 증가, 기업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 3% 달성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와 가계부채, 해외 요인 등 ‘3대 변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깜짝 성장’을 기록했던 1분기(1.1%)보다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1분기에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수출이 호전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 6분기만에 1%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2분기엔 전 분기가 워낙 높았던 효과가 있는 데다 5월 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주춤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줄면서 2개월째 감소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역시 0.9% 줄어 지난 1월(-2.1%)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는 등 생산과 소비가 모두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수출은 호조세를 지속했다. 통관기준 6월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3.7% 늘어난 514억 달러로 월별로는 역대 2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도 작년 동기보다 15.8%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발표할 올 2분기 성장률은 1% 선에 못 미치는 0%대 중후반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던 원인은 건설, 설비투자의 호조였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건설투자는 조정될 것으로 보이고 낮은 제조업 가동률 때문에 설비투자도 전처럼 강한 회복세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런 상황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3%대로 올라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지면서 각 연구기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 후반으로 속속 올려잡고 있어 3% 달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높였고, 한국경제연구원도 2.5%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던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오는 13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을 고려하면 2.7∼2.8%로 높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추경이 빨리 집행되기만 한다면 2%대 저성장에서 탈출해 다시 3%대 경제성장을 열 수 있다는 게 우리 경제팀의 전망”이라며 “지금이 우리 경제를 회복시킬 골든타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치상으로 계산하면 1분기 성장률이 1.1%를 기록했기 때문에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각 분기당 성장률이 0.7%만 넘으면 연간 3% 달성은 가능하다.
하지만 3% 달성이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통과가 국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소비회복 지연, 국제유가 하락, 미국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등 악재가 여전하다.
더구나 다음 달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면 가계의 소비 여력을 줄여 소비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3% 성장이 결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산적한 악재들을 무난히 극복하고 추경을 조속히 집행해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 나가야만 3%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3% 성장이 가능하긴 하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연준의 자산축소와 가계부채 등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정부가 확장 재정을 통해 경기 동력이 꺼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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