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질주…‘빚내 투자’ 신용잔고도 연중 최대

코스피 질주…‘빚내 투자’ 신용잔고도 연중 최대

입력 2017-05-03 10:44
수정 2017-05-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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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확률은 ‘반반’…‘대박’과 ‘쪽박’ 넘나들어

코스피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쓰며 고공 행진하면서 돈을 빌려 하는 투자 규모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신용융자 잔고가 연중 최대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하지만 투자 성공 확률은 절반 수준에 그쳤고 수익률은 대박과 쪽박을 넘나들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합계는 7조3천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대규모다.

연초 신용융자 잔고 6조8천82억원에 비하면 4천540억원 가량이 늘었다.

지난달 21일 기업들의 호실적이 잇달아 발표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2,160선을 회복하면서 상승 랠리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자 상승장에 배팅하는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말 사이 프랑스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지정학적 위험요인에 대한 긴장감도 풀어지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심리가 확산했다.

다만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차익실현 매물 출회를 의식한 탓에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5일 7조2천990억원, 26일 7조2천736억원, 27일 7조2천623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신용잔고가 불어난 다시 말해 빚을 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그쳤다.

연초 이후 신용융자 잔고가 많이 늘어난 코스피 종목 상위 20개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11개였다.

신용융자 잔고가 405주에서 6만3천541주로 1만5천600% 증가한 일성건설은 주가가 8천950원에서 1만5천950원으로 78.21% 올라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4만6천900%로 잔고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크라운해태홀딩스는 주가가 66.46% 올랐다.

미원에스씨(1만8천700%)는 50.62%, 백광산업(658%)은 34.06% 올랐다.

반면 신용융자 잔고가 33만주에서 274만주로 730.30% 증가한 티웨이홀딩스의 경우 주가가 6천880원에서 2천635원으로 떨어졌다.

성지건설은 잔고가 1천211.80% 늘었는데 주가는 44.85% 하락해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들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2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8.96%보다 훨씬 높았다.

코스닥도 사정은 비슷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 증가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12개 종목이었다.

잔고가 1천200% 늘어난 KD건설이 45.16%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고, 1만8천500% 늘어난 에이엔티도 주가가 31.40%나 뛰었다.

이들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9.09%로 코스닥 상승률 0.48%를 압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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