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3월 들어 자고나면 올라…저축은행·카드 등 금리 전방위 상승 “연말로 갈수록 대출금리 계속 인상 예상”
다음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어 국내 금리의 오름세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론 등 제2금융권의 금리도 치솟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대출금리가 업권 구분없이 전방위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연내 3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어 국공채나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에 영향을 받은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도 연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3월에 금리가 오르면 금리 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시장금리는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미국이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연말로 갈수록 시장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시장금리가 오르면 자연히 대출금리도 계속해서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 오르는 대출금리, 꿈쩍 않는 수신금리…은행만 ‘화색’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5개월째 오르고 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2017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39%로 작년 12월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가계대출 금리는 작년 8월 2.95%에서 9월 3.03%로 오른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1월 금리는 2015년 2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1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라 6개월째 상승했다.
그러나 은행에 돈을 맡기고 받는 수신금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1월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51%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수신금리 하락은 작년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정기예금 금리는 1.47%로 0.07%포인트, 정기적금 금리도 1.53%로 0.0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어 은행으로서는 수신금리를 올릴 요인이 없다.
이에 따라 은행의 1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2.00%포인트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커졌다.
1월의 예대금리차는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에 최대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도, 은행에 돈을 맡긴 예금자도 울상이고 은행만 웃고 있는 것이다.
◇ 미 금리 인상 전 ‘대출금리 점프’…주담대 5% 육박
대출금리의 이런 상승세는 1월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3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고금리의 경우 이미 연 5%대에 육박했다.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모기지인 ‘i Touch 아파트론’은 1월 말 최저 3.25%에서 지난 10일 3.40%까지 0.15%포인트 뛰었다.
지난 열흘간 상승속도가 가팔랐다. 2월 말 대출금리는 3.27%였지만 지난 6일 3.30%를 찍은 후 나흘 만에 다시 0.1%포인트가 상승했다.
금융채 5년물을 기준금리로 하는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담보대출은 2월 말 3.32%∼4.43%에서 지난 10일 3.45∼4.56%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의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6일 3.40∼4.44%에서 10일 3.48∼4.52%로 나흘 만에 0.08%포인트 뛰었다.
이 기간 매일 0.02∼0.03%포인트씩 올랐다.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월 말 연 3.33∼4.37%에서 2월 말 3.35∼4.39% 수준이었다. 3월 들어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금리 상품도 2월 말 3.36∼4.68%에서 지난 10일 3.51∼4.83%로 0.15%포인트 올랐으며 KB국민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금리 상품 금리도 이달 들어 0.04%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말 3.45∼4.75%에서 지난 10일 3.49∼4.79%로 상승했다.
5대 은행의 대출상품 금리가 3월 들어 지속해서 뛰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이 이달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2금융권 금리도 상승세…카드론 수요 몰리면 추가 인상 가능성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5.74%였지만 1월에는 6.09%로 0.35%포인트 올랐고,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56%로 전월(3.48%)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OSB저축은행의 모기지 상품인 해피홈론은 지난해 말만 해도 대출금리가 연 4.25∼9.24%였지만 지금은 4.25∼9.35%로 0.1%포인트 올랐다.
이 상품은 CD금리에 연동되는데, CD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오른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은 CD금리나 코픽스, 1년 정기예금 금리 등을 기준금리로 삼아 금리를 책정하는데, 이들 기준금리가 오르는 상황이어서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오르는 추세다. 일반신용대출의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말 22.39%였지만 지난 1월 말에는 22.88%로 0.49%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중 신용대출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말 21.69%에서 지난 1월 말 21.43%로 0.26%포인트 떨어졌지만, O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5.77%에서 25.93%로 0.16%포인트 올랐다.
JT친애저축은행(21.85%)과 HK저축은행(26.41%)은 각각 0.09%포인트, 0.07%포인트씩 올랐다.
카드론 금리도 비슷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으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한 5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모두 올랐다.
우리카드는 작년 말 14.1%에서 14.67%로 0.57%포인트 올랐고,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14.21%에서 14.59%로 0.3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이 같은 신용대출은 조달금리 상승의 영향보다는 경기와 관련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기가 안 좋아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으면 그만큼 전체 평균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요소 중 조달금리는 대부분 변동이 없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에서 조달금리 비중은 크지 않다”며 “경기가 나빠지면서 저신용자들의 대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대손 비용이 늘어나고 이를 금리에 반영하면 전체적인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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