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전격 절하가 경기 둔화를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되면서 한국의 부도 위험이 6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또 한국의 원화가치 하락폭도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게 컸다.
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한국 부도위험 상승률 세계 최고 수준
13일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3.10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다.
부도 위험 지표인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올해 2월 12일(63.96bp)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로 올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 5월만 해도 46bp대까지 떨어져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린 부도 위험 지수는 현재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와 중국 주가 폭락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지난달 초보다도 높아졌다.
한국의 부도 위험은 한 달 전(51.51bp)과 비교하면 22.5% 상승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전격 인하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0일보다 13.69% 올랐다.
마킷이 집계하는 53개국 가운데 같은 기간 한국보다 CDS 프리미엄 증가율이 높은 곳은 태국(20.56%) 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13.49%), 인도네시아(10.28%), 카자흐스탄(10.60%)의 부도 위험 상승률은 10%를 넘었다.
패닉의 진원지인 중국(4.80%)의 CDS 프리미엄 증가율은 한국보다 낮았다.
미국(3.86%)과 영국(2.78%), 프랑스(0.70%), 일본(0.65%) 등 선진국의 부도 위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에 잠정 합의한 그리스의 부도 위험은 오히려 9.15% 떨어졌다.
◇ 원화가치 하락도 두드러져,
달러 대비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도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두드러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8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1.7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높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2011년 10월 4일(1,194.0)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11~12일)으로 보면 한국 원화는 달러 대비 2.36% 떨어졌다.
원화 가치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아시아 11개국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2.84%), 말레이시아 링깃(-2.83%) 다음으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만(-2.20%), 싱가포르(-2.07%), 인도네시아(-1.83%), 인도(1.49%) 통화는 1% 이상의 하락률을 보였다.
호주(-0.98%)와 러시아(-0.75%) 통화는 1% 미만으로 하락했다.
일본 엔화(124.63엔→124.64엔) 가치는 거의 변동이 없었고 유로(1.74%)와 영국 파운드(0.71%)의 달러 대비 가치는 올랐다.
◇ 한국증시, 위안화 쇼크로 2,000 붕괴
세계 주요 국가들의 주가 역시 맥을 추지 못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교역이 많은 유럽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이틀간 5.86% 급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와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각각 5.19%, 2.44% 내렸다.
아시아 11개국 가운데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가 5.67%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2.68%)와 홍콩 항셍지수(-2.46%), 대만 가권지수(-2.16%)도 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와 베트남 호찌민 지수는 각각 1.99%, 1.67% 내려갔다.
한국 코스피는 ‘위안화 쇼크’에 이틀간 1.38% 떨어지면서 2,000선을 내줬다.
전날 코스피는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가며 1,975.47로 마감했다.
◇ 한국경제, 중국에 대한 의존도 높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금융시장이 중국 위안화 절하에 특히 심한 충격을 받은 것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 크다.
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한 것이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번 위안화 절하 조치가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 야오웨이 연구원은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제는 여전히 거대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의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위안화 절하 조치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각종 부양책에도 실물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한국의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통화 약세도 두드러진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이후 중국 무역흑자는 확대됐고 한국, 태국 등의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나빠졌다”며 “위안화 절하는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자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또 한국의 원화가치 하락폭도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게 컸다.
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기습 절하로 원화가치 4년 만에 최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이틀 연속 끌어내린 12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은행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위안화의 기습 절하로 원화 가치도 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3일 국제금융시장과 시장정보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3.10bp(1bp=0.01%포인트)로 나타났다.
부도 위험 지표인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올해 2월 12일(63.96bp)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로 올랐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 5월만 해도 46bp대까지 떨어져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2월 31일(45.0bp)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린 부도 위험 지수는 현재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와 중국 주가 폭락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지난달 초보다도 높아졌다.
한국의 부도 위험은 한 달 전(51.51bp)과 비교하면 22.5% 상승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전격 인하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0일보다 13.69% 올랐다.
마킷이 집계하는 53개국 가운데 같은 기간 한국보다 CDS 프리미엄 증가율이 높은 곳은 태국(20.56%) 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신흥국들의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13.49%), 인도네시아(10.28%), 카자흐스탄(10.60%)의 부도 위험 상승률은 10%를 넘었다.
패닉의 진원지인 중국(4.80%)의 CDS 프리미엄 증가율은 한국보다 낮았다.
미국(3.86%)과 영국(2.78%), 프랑스(0.70%), 일본(0.65%) 등 선진국의 부도 위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에 잠정 합의한 그리스의 부도 위험은 오히려 9.15% 떨어졌다.
◇ 원화가치 하락도 두드러져,
달러 대비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도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두드러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8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1.7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높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2011년 10월 4일(1,194.0)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11~12일)으로 보면 한국 원화는 달러 대비 2.36% 떨어졌다.
원화 가치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아시아 11개국 통화 가운데 중국 위안(-2.84%), 말레이시아 링깃(-2.83%) 다음으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만(-2.20%), 싱가포르(-2.07%), 인도네시아(-1.83%), 인도(1.49%) 통화는 1% 이상의 하락률을 보였다.
호주(-0.98%)와 러시아(-0.75%) 통화는 1% 미만으로 하락했다.
일본 엔화(124.63엔→124.64엔) 가치는 거의 변동이 없었고 유로(1.74%)와 영국 파운드(0.71%)의 달러 대비 가치는 올랐다.
◇ 한국증시, 위안화 쇼크로 2,000 붕괴
세계 주요 국가들의 주가 역시 맥을 추지 못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교역이 많은 유럽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이틀간 5.86% 급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와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각각 5.19%, 2.44% 내렸다.
아시아 11개국 가운데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가 5.67%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2.68%)와 홍콩 항셍지수(-2.46%), 대만 가권지수(-2.16%)도 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와 베트남 호찌민 지수는 각각 1.99%, 1.67% 내려갔다.
한국 코스피는 ‘위안화 쇼크’에 이틀간 1.38% 떨어지면서 2,000선을 내줬다.
전날 코스피는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가며 1,975.47로 마감했다.
◇ 한국경제, 중국에 대한 의존도 높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금융시장이 중국 위안화 절하에 특히 심한 충격을 받은 것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 크다.
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한 것이 각종 부양책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번 위안화 절하 조치가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 야오웨이 연구원은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제는 여전히 거대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의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위안화 절하 조치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각종 부양책에도 실물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한국의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통화 약세도 두드러진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1994년 위안화가 절하된 이후 중국 무역흑자는 확대됐고 한국, 태국 등의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나빠졌다”며 “위안화 절하는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자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