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다른, 롯데家 한살 터울 친형제

너무나 다른, 롯데家 한살 터울 친형제

입력 2015-07-29 11:13
수정 2015-07-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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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은 한살 차이의 친형제이지만 성격이 아주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형제는 신 총괄회장의 첫 번째 부인인 고 노순화 여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과 달리, 두 번째 부인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가 모친이다.

신 총괄회장은 두 아들 모두에게 혹독한 경영수업을 시켰다. 롯데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평사원으로 근무시킨 것이다.

이는 실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겸손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신 총괄회장의 배려였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靑山學院大)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공학으로 석사를 받은 뒤 1978년 미쓰비시(三菱)상사에 평사원으로 들어가 10년을 근무했다.

1987년에야 일본 롯데상사 미국지사장으로 입사한 후 2009년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취임했다.  

차남인 신 회장도 형처럼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를 나온 후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가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이어 1981년 일본 노무라(野村)증권에 입사해 런던지점에서 국제금융감각을 키우며 7년동안 회사원 생활을 했다.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한 후 1990년에는 롯데캐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롯데와 첫 인연을 맺는다.

이처럼 비슷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이들 형제의 성격은 상반된다는 평이다.

누가 봐도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외모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의 성격은 차분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반면 차남인 신 회장은 신중하기는 하지만 한번 결정을 내리면 적극적으로 밑어붙이는 과감한 성격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의 적극적인 성격은 사업수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체계적으로 경영능력을 쌓아왔던 신 회장은 2004년 10월 롯데 정책본부 본부장 취임을 시작으로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다.

평소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이지만 사업적으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롯데쇼핑을 한국과 영국 증권시장에 성공리에 상장시켰고, 2004년 정책본부장을 맡은 후에는 하이마트·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30여건의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켰다.

그룹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계열사의 시너지를 키운 것이다.

지난해에는 숙원사업이었던 맥주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연착륙했으며, 올해에는 ‘KT렌탈‘인수로 렌터카 시장에도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1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더 뉴욕 팰리스호텔까지 사들였다.

올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사상 최고인 7조5천억원에 이른다. 그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정도이다.

이처럼 해외진출과 M&A에 따른 적극적인 경영행보로 한국 롯데그룹은 일본롯데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그야말로 ‘유통 공룡’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에 취임할 당시인 2004년 23조원이던 한국 롯데그룹의 매출은 2013년에는 3.6배인 83조원으로 늘어났다. 계열사도 74개로 확대됐다.

반면 차분한 성격인 장남 신 전 부회장이 지휘한 일본 롯데그룹의 계열사는 2013년을 기준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절반도 안 되는 37개에 불과하다. 매출도 5조7천억원에 머물렀다. 일본 롯데그룹이 한국 롯데보다 일찍 출범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셈이다.

신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 회장에게 사실상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을 맡기려 한 것도 한국과 일본 롯데의 상반된 경영성적표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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