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진하지 않다(?)’…잇따르는 재벌가 내부 분쟁

‘피는 진하지 않다(?)’…잇따르는 재벌가 내부 분쟁

입력 2015-07-29 10:24
수정 2015-07-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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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그룹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형제 간 분쟁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 유수의 재벌가에선 과거 한 두차례씩 ‘형제의 난’이나 혈족 간 재산 또는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바 있다.

롯데그룹 오너가 갈등 외에 금호그룹과 효성그룹 등에서는 형제 간 첨예한 갈등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호가는 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삼구 회장, 넷째 아들인 박찬구 회장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진 이후 현재까지 검찰과 법원 문턱을 오가며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차례로 인수해 재계 8위까지 올랐던 금호그룹은 세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재무구조 개선과 대우건설 재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석유화학부문을 맡았던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만이라도 살리겠다며 분리 경영을 추진했고 당시 총수였던 박삼구 회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이른바 ‘형제의 난’이 발생했다.

이후 양측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물론 상표권 맞소송 등에서도 서로 첨예하게 부딪혔다.

두 회장은 지난 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고 지난 5월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 박성용 회장 10주기 추모행사도 각자 가졌다.

금호가는 최근 서울고법이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과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을 같은 그룹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각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정위는 두 형제가 소유한 회사 26개를 금호아시아나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고 양측은 공시를 같이하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효성 그룹 역시 조석래 회장의 아들 간 분쟁이 불거져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조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큰 형인 조현준 사장, 동생인 조현상 부사장 등과 착실히 효성그룹 경영에 참여해오다 지난해 1월 돌연 자신과 아들 명의의 회사 주식을 전부 매도해 효성과의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형인 조 사장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 9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가족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

조 전 부사장은 고발장에서 노틸러스효성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가진 조 사장과 해당 계열사 대표들이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고가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최소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배당됐던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에 재배당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효성그룹은 회사 경영에 전반적으로 참여했던 조 전 부사장이 퇴직한 뒤 몸담고 있던 회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거나 고발하는데 대해 ‘불순한 의도’가 있다며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삼성과 현대도 경영권이나 지분 상속 등을 놓고 형제 간 갈등이 노출된 바 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지난 2012년 유산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에서 패하자 상고를 포기해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대그룹은 2000년 ‘왕자의 난’을 겪으며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으로 분리됐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을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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