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경영능력 시험대…플랜텍 워크아웃 갈까

포스코 경영능력 시험대…플랜텍 워크아웃 갈까

입력 2015-06-01 07:46
수정 2015-06-0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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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채권단 회의서 판가름…”실사 결과 보고 판단”불발시 금융권 마찰·경영 불신으로 부담 커질 듯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과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에 힘을 쏟고 있는 포스코가 이번주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영 능력과 도덕성을 도마 위에 오르게 한 계열사 포스코플랜텍 처리의 향방이 오는 3일 채권단 회의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바라는 대로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받아들여진다면 최대 약점인 포스코플랜텍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포스코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워크아웃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당장 포스코플랜텍 처리 문제가 미궁에 빠지는 것은 물론 금융권과의 마찰이 커지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 전반에 부담이 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포스코플랜텍은 3개월째 지속되는 포스코 내부비리 수사의 주요 타깃 중 하나인 성진지오텍 특혜인수 의혹과 직결돼 있어 워크아웃 불발로 경영 실패가 기정사실화 되면 포스코의 경영에 대한 대외적인 불신이 커지고 경영진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대주주인 포스코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 없이는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반면 포스코는 더 이상의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포스코플랜텍에 5천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2010년 플랜트 부품업체인 성진지오텍을 1천600억원에 인수해 포스코플랜텍과 2013년 합병했으며, 이후 경영난이 악화되자 지난해 말까지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3천600억원을 지원했다.

포스코와 채권단은 앞서 수차례 물밑 협상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이 사전 합의 없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포스코플랜텍의 채권 비율은 산업은행 36%, 외환은행 15%, 신한은행 14%, 우리은행 13%, 경남은행 6% 등이다.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포스코플랜텍은 법원의 판단에 운명을 맡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법정관리로 갈 경우 모든 채권채무가 동결되고 법원의 강제 채무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채권자와 주주 모두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유상증자, 지급보증, 담보제공 같은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어렵지만 제철소 개보수, 플랜트 시공 등의 일감이나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의 지원은 가능하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에는 포스코의 고통 분담 없이 워크아웃은 불가하다는 강경 노선이 있지만 파국을 피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며 “채권단 일부는 반대하지만 가능하면 워크아웃으로 가자는 기류도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플랜텍의 금융권 여신은 5천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제때 상환하지 못해 연체한 금액은 890여억원이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일부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여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친분이 있던 성진지오텍 창업주,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에게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전 회장은 성진지오텍을 매각한 뒤에도 2대 주주로 5년간 경영권을 보장받아 경영에 관여해오다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플랜트 공사대금 650억원을 빼돌린 혐의가 드러나 지난주 구속됐다.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비자금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가 협력사 코스틸과의 불법거래 의혹에 이어 포스코플랜텍 횡령 사건으로 번지면서 해묵은 내부 비리와 불법 관행이 드러날 조짐을 보이자 포스코그룹 수뇌부는 지난달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포스코의 방만 경영과 부실 인수합병(M&A)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포스코플랜텍 처리 문제는 위기감이 커지는 포스코의 향후 행보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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