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경제전망 설문조사] 올해 소득 3만달러 시대?… “일자리·소비부터 늘려야 체감”

[2015 경제전망 설문조사] 올해 소득 3만달러 시대?… “일자리·소비부터 늘려야 체감”

입력 2015-01-04 18:02
수정 2015-01-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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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0인이 본 새해 경제 우선순위·위협요인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내외 경제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여는 기반을 다지겠다’고 한발 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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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만한 체감 괴리도 없다. 국민 상당수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딴 나라 얘기’로 치부하고 만다. 소득이 선진국 수준으로 늘었다는데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어서다. 소득 중 얼마를 지출했는지를 알 수 있는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액/가처분소득)은 2010년 3분기 77.9%에서 4년 만에 72.6%로 5.3%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먹는 것과 아이들 교육비도 줄였다. 경제 전문가의 견해도 국민 생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배고픈 국민’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한다.

정부가 올해 역점을 둬야 할 정책 우선순위 세 가지를 묻는 질문에 ‘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을 1순위로 꼽은 전문가가 순위를 매긴 68명 중 각각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1명이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신성장 동력 창출’을 1순위로 답했다.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가장 많이 선택된 항목은 일자리 창출(60명)이었다. 소비 진작(49명)과 신성장 동력 창출(41명), 가계 부채 연착륙(35명) 등이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가계 소득 증가→소비 확대→기업 투자 증가→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출발을 일자리 창출로 꼽은 것이다. 또 가계 소득이 늘면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 부채의 위험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다만 정부가 박 대통령의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제와 비정규직 일자리 확대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 소득을 늘리기 위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건데, 정부가 추진하는 정규직 해고 완화 등을 보면 소득의 하향 평준화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래서는 소득이 늘어날 수 없으며 이해당사자 간 갈등만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을 정책 2순위로 꼽은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고서는 소비가 살아날 수 없다”면서 “부(富)의 편중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지나치게 빨리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 세 가지를 묻는 질문에는 순위를 매긴 67명 중 15명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가능성’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가계 부채’(10명)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10명), ‘미국의 금리 인상’(9명) 순이었다. 우선순위 여부를 떠나면 가계 부채(50명)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전문가의 절반이 가계 부채를 최대 뇌관으로 꼽은 것이다.

‘D(디플레이션의 약자)의 공포’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에 그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1266조원이 넘는 가계 부채(자영업자 포함)는 조그마한 외부 충격에도 한국 경제의 판을 깰 수 있을 정도로 폭발력이 강한 소재다.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최경환 경제팀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가계 부채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면서 “내년 하반기 미국의 출구전략(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에 금융당국이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어느 정도 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이진성 롯데 미래전략센터장

●이창목 우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실 LG전자 IR 담당 상무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이한구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장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임상진 KCC 재정부 담당 이사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장 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장석인 산업연 선임연구위원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

●정문국 ING생명 사장

●정성춘 대외경제연 국제거시금융실장

●조기선 네이버 IR자산운용 실장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조영무 LG경제연 연구위원

●조영철 현대중공업 전무

●최민호 한화건설 기획실장

●최성환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장

●최용석 다음카카오 IR실장

●최중재 태광산업 대표이사

●최창환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CFO

●한채양 신세계그룹 상무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홍덕표 LG경제연 수석연구위원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2015-0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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