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4전5기끝에 ‘M&A 잔혹사’ 벗어났다

KB금융 4전5기끝에 ‘M&A 잔혹사’ 벗어났다

입력 2014-12-24 14:46
수정 2014-12-24 14: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외환銀·우리銀·ING생명·우투증권 실패 후 LIG손보 인수

KB금융그룹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하면서 ‘인수합병(M&A) 잔혹사’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가 승인을 받음에 따라, KB금융그룹은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M&A 실패 역사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됐다.

4번의 시련을 딛고 5번째 도전에서 첫 승보를 날린 셈이다.

KB금융그룹의 M&A 잔혹사는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추진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KB금융그룹은 인수 경쟁사인 하나금융을 제치고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KB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2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제시하며 계약을 성사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론스타의 ‘먹튀’ 논란과 감사원 조사, 검찰 수사 등이 잇따르면서 2006년 말 KB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결국 당시 KB금융에 밀려났던 하나금융그룹이 재작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2011년에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추진에 따라 승부수를 띄웠으나 ‘메가뱅크’ 논란 등 금융권 안팎의 반대여론에 밀려 M&A 카드를 접어야 했다.

2012년에는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내걸고 ING생명 한국법인의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다. 그러나 이사회의 벽에 막혀 인수가 물 건너가자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당시 어 회장이 중국 현지법인 개소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사외이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술잔을 깨고 고성을 지르는 일이 일어났었다.

지난해에는 우리금융지주가 내놓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증권+자산운용+생명+저축은행) 입찰에서 농협금융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KB가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최고 입찰가를 써내고도 패키지 전체 입찰가를 더 높게 써낸 농협에 밀리면서 “M&A 저주가 붙은 것 아니냐”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임영록 전 KB 회장(행시 20회)이 고시 후배인 임종룡 농협 회장(24회)에게 밀리면서 아픔은 더욱 컸다.

절치부심하던 KB금융은 마침내 올해 6월 LIG손해보험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M&A 잔혹사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KB 사태로 당국의 LIG손보 인수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잔혹사는 재연되는 듯했다.

지난달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전기를 맞는 듯했으나,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며 KB를 압박했다. 이에 윤 회장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사외이사들을 설득해 ‘전원 사퇴 결의’를 끌어내면서 마침내 이날 인수를 승인받게 됐다.

다른 금융그룹들은 M&A 성공 등을 기반으로 약진하는 동안 KB금융그룹은 상대적인 후퇴를 겪어야 했으나, 이날 LIG손보 인수 승인으로 다시 ‘1위 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LIG손보의 자산은 21조원에 달한다. 이를 인수하면 KB금융그룹은 총자산 420조원으로 401조원인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1위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된다. 보험 부문의 강화로 은행에 치우쳤던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수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사실 KB금융은 그동안 충분한 ‘실탄’을 가지고도 유독 M&A 경쟁에서만은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번 LIG손보 인수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윤종규 회장이 이끄는 KB호가 앞으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