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전문가 “석촌지하 동공 사전징후 있었을 것”

토목 전문가 “석촌지하 동공 사전징후 있었을 것”

입력 2014-08-20 00:00
수정 2014-08-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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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 토사량 많았을텐데 인지못한 점 의아해”

석촌지하차도 거대 동공(洞空·빈 공간)과 관련해 서울시의 원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 전문가들은 대형 구멍이 7개나 발생할 때까지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공사 관계자들이 사전 징후를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한 토목건설 전문가는 “폭 5∼8m, 깊이 4∼5m, 길이 80m의 동공이 발생하려면 1m씩 터널 굴착을 할 때마다 정상적으로 굴착을 통해 나오는 토사외에 20㎥의 토사가 추가로 더 배출됐다는 의미”라며 “이 정도까지 토사가 더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사중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다만 지하차도 아래에 공사 전부터 어느 정도의 동공이 있었다면 굴착공사를 하면서 잘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토사가 추가 배출되면서 기존의 동공이 더 크게 확대됐을 가능성은 있다”며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토사의 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이론적인 양보다 더 많은 토사가 나오지 않는지 신경쓰면서 공사를 해야 하는데 그게 매뉴얼대로 진행됐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곧 토사량 증가라는 사전징후가 있었음에도 시공사 등이 이를 몰랐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그러나 이에 대해 “동공이 발견되기 전까지 이상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터널 굴착시 지반 보호를 위해 수행하는 그라우팅 공법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당초 굴착에 따른 지반 보호를 위해 수직 그라우팅 공법을 계획했으나 석촌지하차도 관리를 맡은 동부도로사업소가 도로 안전을 이유를 들어 수평 그라우팅 공법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라우팅이란 터널을 뚫은 후 지하수 침투와 침하를 막기 위해 특수 용액으로 터털 표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직접 공사를 해본 것이 아니라 판단이 조심스럽다”면서도 “터널 공사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취하면서 공사를 하기 때문에 당초 시공사가 계획했던 수직 그라우팅이든 동부도로사업소가 제시한 수평 그라우팅이든 공법상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정도의 큰 구멍이 생길 정도면 굴착시 흙의 양이 정상보다 많았을테고, 이것을 사전징후로 볼 수 있는데 시공사가 처음 시도하는 공법이다보니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지반이 모래자갈이 많은 연약지반층인 점을 감안할 때 지반보호 효과가 높은 수직 그라우팅 공법을 적용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수직 그라우팅을 하게 되면 지하차도를 일부 차단해야 하고 이 경우 공사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도로 관리소측에서 수평 그라우팅 공법을 제안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그러나 석촌지하차도 인근 지반이 연약한 모래자갈층이고 그리우팅 용액조차 쉽게 유실될 수 있는 곳임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지반보호 효과가 좋은 수직 그라우팅 방식이 낫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지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공사측이 제출한 데이터를 분석해 동공의 원인을 밝히고 다음 주 초에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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