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삼성·LG전자 등 사태 예의주시건설업계도 안전대책 마련…이수건설 시에라리온 현장 철수키로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아프리카 출장을 자제하거나 현지 주재원 철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아프리카에 위치한 건설현장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주재원 안전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아프리카 지역 판매를 담당하는 두바이 현지 지역본부 직원들에게 해당 지역으로의 출장 등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기니와 라이베리아는 이전부터 전염병과 치안 문제 등의 이유로 출장 자제 지역이었다”면서 “두바이 직원들에게 이런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3월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헬레나 지역에서 중등학교 건립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진행한 바 있다. 기아차는 이곳에서 등교와 이동진료, 자립지원 용도로 개조된 총 3대의 봉고트럭을 제공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비정부기구와 손잡고 진행한 프로젝트로, 이미 완료돼 현지에 상주하는 인원 등은 없다”고 전했다.
작년에 초대형 해양프로젝트인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를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작년 말부터 100여 명의 직원이 나이지리아 현지에 머물며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 삼성전자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단 지난주 정부 차원의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관련 지역에 대한 출장을 제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현지 생산기지나 주요 거점은 서아프리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서아프리카 지역인 나아지리아에 판매법인이 있지만 피해가 없어, 주재원 철수 등의 조치는 내리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가나, 세네갈, 수단, 모리셔스 등에 사업거점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첫 생산기지인 이집트 남부 베니수에프 TV·모니터 공장을 지난해 8월부터 가동했으며, 남아공 더반에 TV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도 각 사업부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출장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LG전자는 2011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설립한 TV·모니터 공장을 비롯해 아프리카에 6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 서비스법인이 있지만 아직 별다른 영향이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으나 나이지리아까지는 아직 확산하지 않고 있어 인력 철수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다만, 라이베리아 등 인접국 출장 자제령을 내리고, 직원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출장자들도 여전히 나이지리아와 한국을 오가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라이베리아, 베넹,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발전용 엔진을 수출하면서 일부 엔지니어들이 한국과 해당국을 왕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 나라에 머무는 직원은 없는 상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지는 집중휴가가 끝난 뒤 출장자를 다시 보낼지는 현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아프리카 지역 건설현장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에라리온에서 도로공사를 수행중인 이수건설은 에볼라가 발생한 지난 6월 하순 공사를 중단하고 1차 직원 철수를 단행한 것을 파악됐다. 현재 8명이 직원이 현장에 남아 발주처와 현장 및 장비 보전 문제를 놓고 협의중이며, 협의가 끝나는대로 모두 철수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에서 가스플랜트 공사 등을 수행중인 대우건설은 에볼라 창궐 지역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당장 인력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장 직원에 대해 위생교육을 강화하고 외부 출장 등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
아프리카 중부 적도기니와 동부 케냐에서 각각 상하수도, 파워플랜트 공사 등을 진행중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임직원들에게 서아프리카 출장을 자제하도록 지시하고 사태가 악화될 경우 별도의 주재원 안전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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