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유입 막아라’…정부, 추적조사·검역 강화

‘에볼라 유입 막아라’…정부, 추적조사·검역 강화

입력 2014-08-04 00:00
수정 2014-08-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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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위협시 서아프리카에 의료진 파견 검토”...기업들도 “서아프리카 출장 자제” 지침

높은 치사율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자 정부도 국내 유입을 막기위해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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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에볼라출혈열 예방대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에볼라출혈열 예방대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항·항만 등의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에볼라 유행지역으로부터 입국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추적 조사도 진행 중이다. 선제적 대책으로서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지역에 의료진과 중앙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4일 오전 세종청사에서 외교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등 관계 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조정실 주재로 ‘에볼라 바이러스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주로 ▲ 해외여행자 안전 및 현지 교민 대책 ▲ 검역 강화 및 감염 예방 대책 ▲ 대국민 설명·홍보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회의에 참석한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통해 봉사·선교단체에 해당지역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13일부터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 등 정부 주관 국제 행사 참석 외국인 현황을 부처별로 파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회의 직후 따로 브리핑을 통해 “에볼라 출혈열은 치사율이 25∼90%에 이르지만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고, 차단할 수 있다”며 일단 막연한 공포와 불안을 경계했다. 에볼라 출혈열의 대유행 가능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높아 숙주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본부장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분명히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경우를 대비해 에볼라 감염지역인 서아프리카에 의료진과 중앙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에볼라 출혈열이 퍼진 서아프리카 3개국(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 기니 45명 ▲ 라이베리아 25명 ▲ 시에라리온 88명 등 모두 158명이다.

또 보건당국은 현재 이들 3개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해서는 환자 접촉이 없었더라도 에볼라 출혈열의 최대 잠복기를 고려, 마지막 노출일로부터 21일동안 관할 보건소에서 증상 여부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추적조사 대상 21명 가운데 13명은 ‘증상발생 없음’으로 판정됐고, 8명은 계속 조사를 받고 있다.

양 본부장은 “국내 환자 발생과 유입 상황에 대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원을 정해 전국 17개 병원에 544개 병상을 준비했다”며 “지난 1일에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 등에서 에볼라 출혈열 의심환자 기내 확인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열감지 카메라를 동원, 아프리카에서 출발했거나 이 지역을 경유한 여행객들에 대해 검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역소 관계자는 “자진신고를 하지 않거나 환승을 많이 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출발했는지 모를 경우에 대비, 법무부에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 지역 방문자 명단까지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에볼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프리카 지역 판매를 담당하는 두바이 지역본부 직원들에게 아프리카 출장 등을 자제하라고 지시했고, 삼성전자 역시 지난주 정부 차원의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관련 지역에 대한 출장을 제한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해당 지역 출장 자제를 권고하는 안내문을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하지만, 아직 주요 기업들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 주재 인력 철수 등의 조처를 취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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