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호 임금 인상의 명암] 최저임금 인상 주저하는 대한민국

[최경환호 임금 인상의 명암] 최저임금 인상 주저하는 대한민국

입력 2014-08-01 00:00
수정 2014-08-0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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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 등 선진국 잇따라 인상 계획

요즘 근로소득과 관련된 ‘글로벌 스탠더드’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근로자들의 소득을 늘려 내수 시장을 살리는 방식으로 전 세계적인 불황에 대처한다는 취지다. 우리 역시 최근 최저임금을 매년 7% 정도 올리고 있지만 금액만 놓고 보면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31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미국이다. 2013년 기준 미국 연방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7.25달러(약 7500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2016년에 10.10달러(1만 400원)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연방정부 계약사업자의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0.10달러까지 인상했다.

독일은 최근 내년부터 모든 직종에 시간당 8.5유로(1만 190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임금자율화 강화법’을 통과시켰다. 영국과 호주도 최저임금을 3%씩 올렸다. 일본 역시 지난 29일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엔 오른 780엔(7800원)으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최저임금 상승폭이 가파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5210원)보다 7.1% 상승한 5580원으로 2년 연속 7%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하다. 2013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중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호주(15.2달러·1만 5500원)의 3분의1 수준이다. 프랑스와 벨기에, 영국, 네덜란드 등은 우리의 두 배가 넘는다. 우리보다 최저임금이 적은 나라는 포르투갈(3.7달러·3800원), 칠레(2.3달러·2400원), 멕시코(0.6달러·620원) 정도에 그친다.

경제학계에서는 지금까지는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임금이 상승하면 기업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는 곧 수출 감소와 고용 축소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 1월 600여명의 미국 경제학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에 보낸 ‘최저임금 인상 촉구’ 성명서를 통해 높은 실업률로 임금인하 압력이 강할 때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저임금 근로자의 가계에 절실한 실질적인 소득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면서 “최경환 경제팀이 말로만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장하는 대신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 등의 구체안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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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4-08-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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