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올해 또 재무개선 약정 체결 불가피”

“한진그룹, 올해 또 재무개선 약정 체결 불가피”

입력 2014-03-18 00:00
수정 2014-03-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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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또 적자 내면 대한항공도 ‘빨간불’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떠안은 한진그룹이 올해 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전망이다.

18일 채권단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2013회계연도 재무평가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아 올해 재무개선 약정을 다시 체결하게 됐다.

이로써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은 2009년 11월 이후 6년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무 위험이 해소되지 않아 계속 재무약정을 체결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재무개선 실적이 미흡한데다 한진해운까지 떠안아 올해 추가 약정 체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은 매년 4월 대기업그룹의 재무상황을 심사해 불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다.

채권단과 재무약정을 맺은 그룹은 계열사나 보유 자산의 매각과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약정 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구조조정 실적이 미흡한 그룹에는 여신 회수 등 제재를 하거나 경영진 퇴진도 요구할 수 있다.

한진그룹의 재무위험은 한진해운 편입으로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해운은 2011년 7천411억원, 2012년 7천8억원, 2013년 7천120억원 등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389.7%이던 부채비율은 2012년 697.2%에서 2013년 1천444.7%로 급등했다.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이 1천%를 넘자 1년 내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 3조2천억원 중 일부에선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박춘성 한신평 그룹평가본부 실장은 “부채비율 급등으로 한진해운의 투자자들이 회사채 조기 상환 청구에 나설 상황에 놓였다”며 “다만 대한항공의 증자와 한진해운 계열사 한국벌크해운 매각에 성공하면 부채비율이 700% 아래로 내려가 유동성 위험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4∼5월 대한항공이 참여하는 4천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3천억원 규모 터미널 지분 유동화 등을 추진한다.

채권단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진해운이 올해 최대 2조원의 유동성 수혈에 실패하고 올해 추가 적자를 내면 대한항공까지 동반 부실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재무상황은 매우 취약하고 자구계획 이행은 더디고 미흡하다”며 “사업 경쟁력까지 떨어져 업황 개선만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올해 4년 연속 적자를 내면 대한항공이 내년에 추가로 증자해줘야 한다”며 “두 회사 모두 부실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 신용등급을 ‘BBB-’와 ‘부정적’으로 내렸고 한국신용평가도 조만간 등급을 내릴 계획이다.

최근 한진해운처럼 부채비율이 1천%를 넘어 회사채 조기 상환 위기에 처한 현대상선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됐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올해 현대그룹에 대해서도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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