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터널 지나… 경기회복 ‘봄’ 오나

6년 터널 지나… 경기회복 ‘봄’ 오나

입력 2014-02-15 00:00
수정 2014-02-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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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취업자 수·주택매매 등 각종 지표 긍정적 신호 보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경기회복의 봄’이 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상흑자를 기록했고 지난달 취업자 수와 주택매매 등 내수 지표들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반면 청년층 실업과 전세난, 중소기업 등 윗목은 여전히 따뜻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긍정적인 지표에 ‘샴페인’을 먼저 터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기 흐름상 바닥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와 성장의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7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해 “한국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 전략을 구사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 12일 외국인투자기업 오찬간담회에서도 우리나라를 더욱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겠다면서 외국인 기업을 상대로 투자를 호소했다.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 조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해 경상흑자가 707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을 때도 ‘내수’가 살아나야 한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돈줄 죄기(테이퍼링)로 인해 신흥국 금융불안이 만연했던 지난달과도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고용·주택 양대 내수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실제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량은 2만 5648건으로 지난해 1월(8457건)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가격은 24주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도 70만 5000명으로 12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만 15~29세) 실업자수는 지난달 37만 2000명으로 전체 실업자(89만 1000명)의 41.8%였다. 지난해 1월 청년 실업자수가 31만 1000명으로 전체의 36.7%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전세 가격 역시 지난해 1월 2억 3490만원에서 지난달 2억 4867만원으로 5.9%(1377만원) 증가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일반적으로 바닥일 때 상승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경기 상승을 느끼지 못하는데 지금이 바닥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말과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동시에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이뤘던 4%대 초반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 사람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그 정도의 성장을 바라기는 힘들다”면서 “선진국 경기가 나아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런 시기에는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확대나 경기부양을 위해 선제적으로 더 나설 경우 부동산 거품 등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회복세를 이어가도록 두는 게 좋다”면서 “다만 경기회복의 온기가 서민에게 돌아가도록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 등 부분적 손질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2-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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