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外 지역 첫 감염사례…금강하구에 방역대 추가 설치 검토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가창오리떼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20일 저수지에는 여전히 기러기,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고창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고창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또 이번 AI 사태의 진원지인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7만여 마리가 금강하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금강하구에서 발견된 가창오리 폐사체를 부검한 결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와 같은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용호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를 부검한 결과 전형적인 고병원성 AI 감염증상이 나타났다”며 “유전자 검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80%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를 토대로 추정할 때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의 가창오리들은 AI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오리들이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되면 AI가 전북 외 다른 지자체로 확산한 첫 사례가 된다.
동림저수지와 금강하구는 직선거리로 55㎞ 떨어져 있어 최대 10㎞인 방역당국의 방역망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금강하구의 가창오리 폐사체 발견지를 중심으로 반경 10㎞의 방역대를 추가 설치하고 방역대 안 농가의 이동제한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규정상 야생철새의 AI 감염이 확인되면 반경 10㎞ 내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닭은 7일, 오리는 14일간 출하를 제한한다”며 “금강하구 가창오리가 AI에 감염됐을 공산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지난 21∼22일 가창오리 주요 월동지 10곳을 정밀조사한 결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약 7만마리가 금강하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20∼21일 고창·부안 지역에 눈이 내려 22일 가창오리 7만여마리가 먹이를 찾아 금강하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3일까지 정밀조사를 해 보다 정확한 가창오리의 개체수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기준 금강호에 가창오리 17만마리가 월동 중이며 동림저수지에는 12만마리, 영암호에 5만5천마리, 삽교호에 1만9천마리 등 총 36만4천마리의 가창오리가 월동 중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AI에 오염된 것으로 판명된 오리농장이 9곳으로 전날보다 1곳 늘었으나 방역대 외 지역에서는 AI 감염의심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살처분 대상은 32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오리 43만1천마리며 이 가운데 36만8천마리가 살처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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