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찍 발품 팔아 재료 사니 착한 가격 됐어요”

“새벽 일찍 발품 팔아 재료 사니 착한 가격 됐어요”

입력 2014-01-08 00:00
수정 2014-01-08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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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숯불갈비 김옥희씨 성공비결

“차별화된 인센티브, 맞춤형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경북 경주시에서 한식집 ‘황성숯불갈비’를 운영하고 있는 김옥희(여)씨는 매일 새벽 4시 채소 등을 사기 위해 시장에 나선다. 새벽시장에서 직접 산 음식재료는 다른 시장보다 가격이 최대 20% 저렴하다. 김씨는 “새벽에 장을 보고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서 점심을 준비한다”면서 “발로 뛰며 음식재료를 직접 산 것이 가격을 낮춘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씨 가게는 삼겹살 130g에 5500원, 돼지갈비 200g에 5000원을 받는다. 재료가 신선하고 싼 가격 덕분에 김씨의 가게는 지난해 초 경주시의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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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씨
김옥희씨


그의 가게는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된 뒤 매출이 35% 정도 늘었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데다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녁에만 종업원을 둬 인건비를 줄였다.

그는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인센티브가 좀 더 차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지자체에서 이들 업소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쓰레기봉투나 고무장갑, 쌀 등을 무료로 지급하거나 상수도요금 감면 등의 혜택이 대부분이다. 김씨는 “쌀이나 쓰레기봉투도 좋지만 가게를 도색해야 하는데 시에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경주시에 했다. 정기적으로 업소를 도배하거나 도색해야 하는데 이를 인센티브로 대체하자는 아이디어였다. 경주시는 김씨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는 “지자체들은 가게 주인들이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입장을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쌀과 같은 일부 물품은 시에서 제공받는 것보다 더 질 좋고 가격이 낮은 제품을 스스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착한가격업소의 ‘공동 마케팅’을 제안했다. 그는 “그동안 질이 나쁜 업소는 자연스럽게 탈락하며 착한가격업소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개선됐다”면서 “같은 지역의 시·군이 공동 마케팅을 하면 업소의 이미지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1-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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