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사 매각·대주주 사재출연은?

동양그룹 계열사 매각·대주주 사재출연은?

입력 2013-10-17 00:00
수정 2013-10-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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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속도날까관심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일제히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절차를 밟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게 됐다.

동양그룹은 법정관리 과정에서 동양파워 등 대다수 계열사와 보유 자산 매각이 불가피해졌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재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추가로 사재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제값을 받고 계열사 처분이 쉽지 않다. 또 개인투자자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현 대주주 영향력에서 구조조정 진행의 길이 열려 회생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 동양그룹 구조조정 속도낼까…동양파워 등 계열사 매각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법정관리는 회생계획 인가와 채무변제 등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이뤄진다.

동양과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은 다음 달 22일까지 채권을 신고받고 내년 1월10일 첫 관계인집회를 열기로 했다.

5개 계열사는 모두 신속하게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해 조기에 법정관리를 졸업한다는 계획이다.

재판부는 동양시멘트가 영업력을 회복하면 정상화할 것으로 봤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도 관계사의 주식을 처분해 재원을 마련,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재판부는 기대했다.

동양그룹 5개 계열사는 회생계획에 자산매각 등을 추진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양매직, 동양파워 등 상당수 계열사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각 계열사가 보유한 주요 자산은 다른 계열사의 지분 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동양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현 회장→ ㈜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시멘트→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 현재현 회장→동양레저→동양증권 등의 형태로 돼있다. 이 중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그룹 지배구조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동양레저는 동양증권 주식의 14.8%, 동양파워 주식의 24.99%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인터내셔널은 동양증권과 동양시멘트 지분을 각각 각각 19.01%, 19.09% 갖고 있다.

동양파워의 지분은 동양시멘트가 55%, 동양레저가 24.99%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동양시멘트 지분은 ㈜동양이 54.96%, 동양인터내셔널이 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즉 두 회사는 동양증권,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동양네트웍스도 단기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면 조속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보유 부동산 등 자산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을 모두 팔고 소수만 남긴 채 그룹 명맥만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구조조정 쉽지 않아…오너 일가 사재 출연 가능성도 작아

그러나 재판부와 동양그룹 오너 일가의 기대대로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효율적으로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

첫째 법정관리가 현 대주주와 경영진 중심으로 진행되면 채권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구조조정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법정관리 진행 과정에서 소모 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둘째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동양파워 등 주요 계열사가 정상상태에서처럼 제값을 받고 팔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현 회장은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 신청 이유에 대해 “법정관리를 진행하면서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매각 협상을 추진해 제값을 받고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다.

그러나 여러 위험에 노출된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해 제값을 쳐줄 원매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동양파워도 그룹 측은 가치가 8천억∼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절반도 건지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양증권도 매물로 나오더라도 투자자 이탈로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 손실 현실화와 소송 등 위험이 두드러져 시장에서 외면받을 공산이 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다급한 상황에 놓인 동양그룹 계열사들은 이미 가치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과거 정상 상황일 때 가치대로 인정받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셋째 현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추가 사재 출연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크지 않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현 회장 측에 숨겨놓은 모든 재산을 다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 측은 그러나 이미 그룹이 어려움에 빠진 2008년 이후 수차례 사재를 내놨기 때문에 더는 내놓을 게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계열사 매각 외에 개인 재산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자산은 부동산과 보유 조식액 등 5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내부가 빠르게 와해하면서 구조조정을 이끌 핵심 인사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법정관리 개시 신청 직후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분열 양상을 보여왔고 사법 처리 가능성이 있는 현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동양그룹은 권력 공백 상황에 부닥쳤다.

업계는 남아 있는 오너 일가의 측근 등 실세들이 잇속을 챙기면서 동양그룹 구조조정 자체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모두가 힘을 합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도 회생이 쉽지 않은데 동양그룹은 직원들의 충성도도 약하고 구심점도 없다”며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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