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수입차업계 담합 정황…판매 예상치 등 공유”

민병두 “수입차업계 담합 정황…판매 예상치 등 공유”

입력 2013-10-15 00:00
수정 2013-10-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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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국감서 의혹 제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급성장하는 수입차업계에서 담합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9쪽짜리 문건을 ‘수입차들의 담합 정황을 보여주는 내부문건’이라며 공개했다.

문건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회원사들에 배포한 ‘12월 실적 전망’이란 제목의 이메일, ‘2010년 KAIDA 세일즈 위원회 워크숍 기본계획 공지’란 제목의 이메일, 2010년 상반기·하반기·2011년 하반기에 실시된 ‘KAIDA 세일즈 위원회 워크숍 실시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 3장 등 모두 3종류다.

이 문건들에 따르면 수입차업체들은 ‘세일즈 위원회’란 모임을 만들어 브랜드별 월 판매 예상치 등 실적 전망과 판매 목표, 신차 출시 일정 등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난다.

수입차 10개 사가 참여하는 워크숍에서는 ▲ (2010년) 4분기 및 2010년 영업 결산 ▲ 4분기 브랜드별 영업 관련 특이사항 ▲ 2011년 각 브랜드별 신차 출시 일정 및 연간 목표 공유 등이 회의 의제로 다뤄졌다.

또 수입자동차협회 총무가 회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본 계획서는 세일즈 위원회 회원분들만 회람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라고 돼 있어 이런 정보를 비밀리에 공유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민 의원은 “수입자동차협회와 수입차 회사들의 ‘세일즈 위원회’는 이메일과 공문의 내용을 취합해볼 때 수년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진행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모임에서 다루는 내용들도 가격 형성에 영향력을 미치는 ‘핵심 영업정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는 브랜드가 25개에 모델이 420개가 넘는다”며 “브랜드 간 판매량 격차도 크고 워낙 모델도 다양해 현실적으로 담합이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수입차 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있고, 딜러들의 출혈 경쟁이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 가격을 담합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 의원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캡티브 금융(자동차 리스와 할부판매 등)을 국내 금융사와 비교할 경우 3년 기준으로 최대 566만원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MW 520d를 BMW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를 통해 리스로 구입할 경우 우리파이낸셜을 이용할 때에 비해 566만원(3년 기준)이 더 비쌌고, 메르세데스-벤츠 E 300의 경우 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에서 리스하면 산은캐피탈을 통할 때보다 최대 373만원이 비쌌다.

민 의원은 “자동차금융 사용 비율과 벤츠나 BMW의 연간 총 판매대수를 감안해 추계할 경우 이들 캡티브 금융사는 국내 리스사에 비해 연간 최대 1천119억원의 초과이익을 올리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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