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직격탄…외화채권 발행 연기 속출

출구전략 직격탄…외화채권 발행 연기 속출

입력 2013-06-16 00:00
수정 2013-06-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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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과 금융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발행하려던 외화채권 발행이 잇따라 연기되고, 정부가 발행을 검토했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도 그 발행 시기를 점칠 수 없게 됐다.

다만 수출이 크게 둔화되지 않고 경상수지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등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 외화유동성 위기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

◇ 대기업·금융사 외화채권 발행 미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호주 금융시장에서 3억달러 이상의 ‘캥거루 본드’를 발행하려고 했으나, 이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캥거루본드는 호주 자본시장에서 외국기관이 발행하는 호주달러 표시채권을 말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출구전략 논란으로 세계 각 국의 채권 금리가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 본드 발행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3년 만기 국채 금리의 경우 지난달 3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29%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가파르게 올라 지금은 연 0.5%를 넘어선 상태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22일 의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촉발됐다.

미 연준이 매달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채권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채권 가격이 급락(금리 급등)한 것이다.

미 국채 금리의 급등은 세계 각 국의 국채나 회사채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달 말부터 채권 금리의 급등 현상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제히 발생하고 있다.

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이나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채권 조달비용이 비싸지는 것을 뜻해 당초 예정됐던 채권 발행이 잇따라 연기되는 실정이다.

수출입은행은 물론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의 대기업이나 공기업들도 당초 이달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했다가 이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 아직 시기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평채 발행은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시장이 안정되면 그 때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외화유동성 위기 재발하지 않을 것”

외화채권 발행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외화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천281억달러로 세계 7위(4월말 기준)에 올라있으며, 경상수지도 꾸준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4월 경상수지 흑자는 39억7천만 달러로 1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외화차입금의 구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금은 2010년 말 1천141억 달러, 2011년 말 1천263억 달러, 지난해 말 1천169억 달러로 1천100억~1천200억 달러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단기차입금은 2010년 말 335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12억 달러로 줄어든 반면 장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806억 달러에서 957억 달러로 증가했다.

안정적인 외화 조달이 가능한 장기차입금 비중이 커져 외화유동성 우려를 그만큼 덜게 됐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경상수지 적자 국가에서 글로벌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갔지만, 경상수지 흑자국가인 한국에서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위기를 불러왔지만 최근에는 경상수지가 안정적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많은 외환보유고도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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