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한국은행 엇갈린 경기지표…그 이유는

통계청-한국은행 엇갈린 경기지표…그 이유는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11:2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놓고 ‘한국은행 국내총생산(GDP) 전망치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전월비 광공업생산이 1월(-1.2%), 2월(-0.8%), 3월(-2.6%) 등 석 달째 감소해 1분기에 전기 대비 0.9% 줄었다고 집계했다.

이에 앞서 한은은 1분기 광공업생산이 1.4% 증가하고 실질 GDP는 0.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똑같은 경기상황을 놓고 지표가 엇갈리자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엇갈리는 지표는 통계 작성 차이 탓

통계청은 산업활동동향과 GDP의 포괄범위가 달라 통계상 괴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활동동향은 실물 부분의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자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지표로 속보성이 강하다. 광공업·제조업·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을 표본조사로 파악한다.

한은의 국민소득통계는 국민계정체계(SNA) 기준에 따라 한 나라의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새로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금액으로 평가해 합산한 것이다. 포괄 범위가 넓고 분기별로 발표하는 만큼 경기를 긴 호흡으로 보여준다.

이번 발표에서 크게 엇갈린 것은 설비투자다. 통계청은 -3.3% 감소로, 한은은 3.0% 증가로 추계했다.

통계청 설비투자지수는 산업연관표의 62개 기본부문을 포괄하지만 한은의 국민계정 설비투자는 73개 기본부문을 대상으로 한다.

광공업생산도 통계청은 613개 주요품목의 물량을 조사해 지수화하는 반면, 한은은 2005년도 부가가치에 물량지수를 적용해 부가가치를 추계한다. 포괄 범위도 통계청은 24개 중분류를 따르지만 한은은 제조업 전체를 다룬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통계청은 물량의 흐름을 파악하고 조업일수 감소 등 그달의 변화를 시의성 있게 반영하는 반면, 한은은 해당 물량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까지 추계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변동성 확대로 정확한 통계작성 어려워

경기변동성이 커져 정확한 통계 집계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과 같은 경기변곡점에서는 동일한 현상을 놓고도 해석의 차이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유사한 경제상황을 놓고 집계하는 것이어서 수치 자체가 다르다고 보긴 어렵다”며 “통계 목적에 맞게 일부러 수치를 바꾸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리스크와 엔저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면 경제주체의 심리변화도 커서 경기지표가 들락날락한다”고 설명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도 “유로존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며 경기변동성 확대를 우려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통계청과 한은의 1분기 수치가 지나치게 엇갈리고 있다”며 “계속 괴리가 벌어질 수는 없으니 2·3분기 수정과정을 거쳐 어느 쪽의 경기판단이 맞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