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서비스업 악화…정부ㆍ한은 또 해석 논쟁

제조·서비스업 악화…정부ㆍ한은 또 해석 논쟁

입력 2013-04-30 00:00
수정 2013-04-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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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결과, 3월 실물 경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한국 경제가 경기 회복으로 가는 변곡점에 이르렀는지를 두고 다시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3월 들어 광공업과 서비스업, 설비·건설 투자 등이 악화되면서 경기 회복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산업활동동향이 표본조사인 만큼 전체적인 경기판단에 정확한 지표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산업생산 1년여 만에 최대폭 하락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한국의 실물 경제에는 상당한 위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산업활동동향의 핵심 지표인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2.6%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1년 10~12월 구간 이후 처음이다.

3월 감소폭만 놓고 보면 지난해 3월과 같은 수준이다.

광공업 생산 하락폭의 깊이는 1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고 하락의 길이로 보면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나쁘다는 의미다.

서비스업도 1.0% 줄어들면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반전했다. 지난해 12월이 0.5%, 올해 1월이 -1.1%, 2월이 1.8%를 기록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증가·감소세로 들어섰다고 판단하기 이르다.

3월 산업생산이 악화된 이유로는 건설업(-3.0%)과 공공행정(-7.1%) 부분의 악화 등을 꼽을 수 있다. 2월에는 건설업이 5.6%, 공공행정이 3.2% 늘어 긍정적인 흐름을 만드는데 기여했었다.

이 같은 지표 악화 때문에 3월 전(全) 산업생산은 2.1% 감소했다. 이는 2011년 2월(-3.9%) 이후 가장 악화된 수준이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 반전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계청-한은, 엇갈린 1분기 지표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1분기로 놓고 보면 경기 하락의 기미는 다소 완화된다.

3월이 나빴지만 1~2월이 상대적으로 더 좋아 지표가 희석되는 것이다.

1분기 광공업생산은 전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2.9%에서 하락 반전한 것이지만 지난해 3분기의 -2.2%보다는 덜 나쁜 수치다.

다만 1분기에는 서비스업이 0.2%, 건설업이 4.3%, 공공행정이 1.1% 증가세를 각각 보이면서 전(全) 산업생산은 0.1% 증가했다.

분기별 전 산업생산 증가율 보면 지난해 1분기 0.5%에서 2분기 -0.2%, 3분기 0.0%, 4분기 0.9%로 0% 내외에서 큰 의미 없는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존재하는 일부 지표는 한국은행의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 속보치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광공업생산의 경우 통계청은 1분기에 0.9% 감소했다고 본 반면 한국은행은 1.4%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통계청은 3.3% 감소했다고 본 데 비해 한은은 3.0 증가했다고 추계했다.

양 기관은 이 같은 차이가 통계 조사 방식과 범위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 판단 두고 ‘논란’ 지속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성장률을 두고 정책금리를 동결한 한은이 힘을 얻었다면 광공업과 서비스업이 동반 약세를 드러낸 3월 산업활동동향은 재정과 통화 등 정책 조합을 강조하는 정부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박성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흐름을 보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횡보하는 것 같다”면서 “선행지수는 향후 경기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3월 들어 광공업과 서비스업, 설비·건설 투자 등이 악화되면서 경기 회복 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다”면서 “엔화 약세와 주요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경 편성 등 거시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수출과 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3월에 들어서면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모습”이라면서 “북한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주체의 심리변화도 커져 경기지표가 들락날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거시전략팀장은 “경기가 저점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한은의 “GDP 속보치를 보면 소비·수출·투자 모두 좋은 상황으로 간다는 의미였는데 현재로선 실현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업활동동향은 표본조사인 만큼 진리는 아니다”면서 “어떤 전체 숫자가 높고 낮았다고 해서 GDP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달간의 산업 동향을 보고 GDP나 경기에 대해 코멘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각 나라가 양적 완화로 얻는 효용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기축통화국들의 양적 완화가 유동성은 창출했지만, 그 이후 벌어진 특징을 보면 과연 그 돈이 실물 경제에 제대로 도달하는지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중소기업 쪽에 돈이 제대로 흘러가는지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현 시점에서 중앙은행의 정책이 기준금리로 상징되는 통화정책보다 필요한 분야에 자금을 융통해주는 신용정책 쪽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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