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97엔까지 올라 “통화 확대로 당분간 지속”
전날 일본은행이 강력한 양적완화 방침을 발표한 여파로 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97엔을 돌파했다. 2009년 8월 11일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달러당 100엔 돌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3%에서 10.7%로 연 51조엔까지 늘리기로 했는데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인 6.5%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라면서 “상반기 엔·달러 환율이 3월 고점인 달러당 96.7엔을 회복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일 도쿄시장에서 달러당 93.05엔이던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발표가 나온 4일 96.04엔으로 뛴 뒤 5일에는 장중 97.05엔까지 상승했다.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부담 등으로 종가는 달러당 96.26엔으로 소폭 내려갔다.하지만 엔저(円低)가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참의원 선거 뒤 엔저를 지지하는 아베 정부의 정책기조가 약화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일본은행의 대규모 본원통화 공급정책 때문에 2014년 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엔, 2015년 말 110엔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100엔 돌파 시기를 이달로 보는 분석도 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거시경제팀장은 “2% 물가안정 목표를 2년 안에 달성한다는 일본은행의 조치는 시장 전망보다 공격적”이라면서 “이달 중에 달러당 100엔 돌파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3-04-06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