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이팔성 ‘고심’…금융공기업 수장은 ‘담담’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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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계에서 최고 실세로 꼽힌 강 회장이 돌연사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새 정부가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공기업과 주요 금융지주회사 수장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무더기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그런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강 회장의 사의 표명은 의외라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장들이 자진사퇴 의사를 조만간 줄줄이 표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MB인사’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이들은 강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4대 천왕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강 회장도 임기를 1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해 이목은 나머지 두 회장에게 쏠리게 됐다.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어 회장은 현재 휴대전화를 모두 꺼놓은 채 외부 만남을 삼가고 있다. 이 때문에 어 회장이 거취 문제와 관련해 깊은 고민을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돈다.
그러나 KB금융에서는 어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완주할 갈 거라는 견해가 적잖다.
KB금융 복수의 관계자는 “회장추천위원회가 다음 달부터 가동된다”며 “금융당국에서도 굳이 임기를 4개월 앞두고 사퇴압박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사외이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소동을 빚은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KB금융 이사회와 관련한 왜곡 정보가 유출된 것을 두고 금융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어 거취를 확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회장도 휴대전화를 꺼놓은 상태다. 이 회장은 임기가 1년 정도 남아 있지만, 우리금융은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임기를 다 채우긴 어렵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중론이다.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주인이 없어 정부가 들어간 금융회사’를 교체 검토 대상으로 지목하며 우리금융을 겨냥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조준희 은행장이 내부 출신이어서 이번 물갈이에는 한걸음 비켜 있다.
금융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는 더욱 불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착수해 사실상 기관장 물갈이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은 말을 아끼며 ‘윗선’의 지시를 따르겠다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신용보증기금 안택수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임기가 1년 연장된 경우라 교체 대상 ‘1호’로 거론된다.
신보 측은 안 이사장이 거취에는 일절 언급을 삼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연락을 기다리고 있기는 한데 아직 위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관료 출신이야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역시 “거취는 위에서 결정하겠지만 나로서는 물러날 때까지 국민행복기금 등 맡긴 일을 열심히 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위에서 아직 이야기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생명보험협회(회장 김규복)나 손해보험협회(회장 문재우) 등 민간 협회는 공공기관·공기업 수장의 거취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이들 기관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연합회는 박병원 회장이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으로 내정돼 교체 가능성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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