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 경제부총리 내정자 의혹 속출…청문회 진통 예고

玄 경제부총리 내정자 의혹 속출…청문회 진통 예고

입력 2013-02-19 00:00
수정 2013-02-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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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ㆍ뱅크런ㆍ특혜분양 의혹에 당사자 조목조목 해명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딸에게 아파트를 물려줄 때 증여세를 줄이려 했다는 의혹, 저축은행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에 일조했다는 지적은 물론,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파크뷰아파트를 특혜로 분양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기관평가에서 중하위권을 맴돌아 경영ㆍ관리 능력마저 도마 위에 올랐다.

◇반포아파트 물려주며 ‘稅테크’ vs “딸 부부 증여세 납부”

국민 정서에 가장 반할 수 있는 대목은 탈세 여부다.

먼저 2005년 당시 25세이던 출가한 딸(33)에게 서울 반포아파트를 넘겨주면서 증여세를 줄이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이 아파트는 1989년 현 내정자가 사들여 살던 곳이다. 증여 이틀 전에 자신이 이 아파트를 담보로 3억 원을 대출받아 빚도 딸에게 함께 넘겼다.

담보대출 없이 물려주면 세금이 1억원 정도 늘어난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현 내정자는 “자녀 부담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고 대출금은 자녀 부부가 판사(딸)와 변호사(사위)로 재직하며 5년간 갚았다”며 “증여세는 모두 냈다”고 해명했다.

법적 문제는 없어 보이나 절세를 위해 세(稅)테크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역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본인이 보충역(방위)으로, 아들(29)은 산업기능요원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자신은 결핵성 골수염을 앓아 두 차례 수술을 받았고, 아들은 디스크 때문에 수술을 받아 현역 입대를 하지 못했다는 게 현 내정자의 설명이다.

◇재산 10여년새 9억→33억원…파크뷰ㆍ뱅크런도 의혹

재산증식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대목이 많다.

사실상 마지막 공직인 세무대학장에서 물러난 2000년 당시 9억원 가량이던 재산이 지난해 3월 재산공개 때는 33억3천만원으로 불었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35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연봉 1억5천만원 안팎으로 알려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옛 무역연구소) 원장으로 일했고 2003~2006년에는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로, 2006년엔 증권예탁결제원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연세대, 성균관대에서 강사로 뛰고 2008~2009년에는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와 공공기관경영평가단장을, 2009년부터는 KDI 원장을 맡았다.

이런 왕성한 활동, 교수인 배우자의 맞벌이, 아파트 증여 때 3억원을 받았다는 해명,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재산이 급증했을 수도 있겠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특혜 분양 시비로 유명한 파크뷰 아파트를 2001년 취득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현 내정자는 특혜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분당 파크뷰 아파트 분양 안내서를 보면 26층 이상은 공개청약과 추첨에 의해, 25층 이하는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분양했다”며 “당초 공개청약 물량인 26층 이상의 아파트를 신청했으나 2001년 3월19일 당첨되지 않아 이틀 뒤에 선착순 미분양 물량인 6층 아파트를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뱅크런(예금 무더기 인출 사태) 논란에도 휩싸였다.

솔로몬저축은행과 경기솔로몬저축은행에 4개계좌 2억원의 예금이 있었는데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본격화한 2011년에 모두 빼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사태와 무관한 인출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저축은행은 이듬해 5월 영업정지됐다.

그는 “예금 만기가 돼 출금(2개 계좌: 2011년 4월 만기, 1개 계좌: 2011년 10월 만기)하고 반포아파트 구매(2011년 7월) 자금을 충당코자 1개 계좌(2011년 7월)에서 돈을 빼냈다”고 말했다.

◇기관 및 경영 평가서 ‘수준 이하’

경영능력이 의심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KDI가 국책연구기관 평가에서 2009~2010년에 내리 23개 기관 가운데 17위로 밀려 ‘미흡’ 판정을, 2011년에도 ‘보통’을 받아 중위권에 머물렀다.

기관장 리더십 평가에선 2009년에는 낙제점인 ‘매우 미흡’을 받고 2010년 ‘보통’으로 개선됐으나 2011년 평가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KDI의 내부 평판을 들어봐도 높은 점수를 주는 직원은 많지 않다.

따라서 청문회에선 그의 경영ㆍ관리 능력도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 지분매각 추진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주장은 200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이던 현 내정자가 인천공항의 지분 일부를 팔려던 정부 방침에 맞춰 평가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게 매겼다는 것이다.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인 외국계 맥쿼리그룹에 비춰 특혜를 주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과 맞물린 사안이다.

기재부는 “평가단장은 전체 업무를 총괄할 뿐 개별 기관의 점수산정에 관여하진 않는다”며 “인천공항의 2007년 경영실적 평가점수가 공사의 민영화를 위해 낮게 매겨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며, 28명의 평가위원이 참여하므로 인위적인 점수 조정도 불가능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당시 평가에서 인천공항은 주요사업, 고객만족도 등이 상위권에 속했으나, 인건비 등 방만 경영 여부를 중점평가 받는 경영관리부문에서는 해당 그룹 14개 기관 중 최하위로 평가돼 전체적으로 낮게 평가됐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경영실적평가와 2008년에 발표된 인천공항의 지분 일부 매각 계획과는 관련이 없다”며 “인천공항 지분매각과 관련한 부총리 내정자의 맥쿼리그룹 인맥 관련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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