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후 ‘A’ 레벨 국가 중 한국이 유일3대 신평사 종합성적 15년 만에 최고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한 달 안에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상향평가를 받는 세계 기록을 세웠다.작년 이후 ‘A 레벨’ 국가 가운데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등급이 같은 해에 모두 올라간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등급 올리면서 불과 19일 만에 한국은 3대 국제신평사의 등급이 모두 상향조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우리나라가 같은 해에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등급이 올라가는 성적을 거둔 것도 2002년 이후 처음이다.
2002년에는 ‘BBB+’에서 ‘A-’(피치는 A)로 올라간 것이다. 따라서 올해 거둔 ‘더블A(AA)’ 등급(S&P만 ‘A+’) 획득이 더 뛰어난 실적이다.
우리나라가 한 해에 3대 신평사로부터 상향조정된 것은 과거에는 2차례뿐이었다.
1999년에는 ‘BBB-’에서 ‘BBB’ 등급으로 ‘-’만 떼는 수준이어서 사실상 올해 거둔 성적이 역대 최고로 평가받을 수 있다.
3개사 종합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신용등급은 15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뒀다.
S&P의 조정으로 1996년 6월~1997년 10월 우리나라가 보유했던 최고 등급을 회복했다. 당시 S&P와 피치가 ‘AA-’, 무디스는 ‘A1(A+와 동급)’을 매겼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신평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뒷북대응’ 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아 내릴 때는 과감하고 빠르지만 올릴 때는 아주 신중한 모습이었다”며 “그런데도 1997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건 사실상 당시 수준 이상의 등급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국 신용등급의 대기록 작성은 무디스에서 출발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렸다. 지난 4월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꾼 데 이어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등급까지도 올린 것이다.
이어 지난 6일 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올렸다. ‘AA-’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에 부여한 ‘Aa3’와 같은 등급이다.
특히 피치의 상향 조정이 눈길을 끈 것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일본 위에 올려놓은 점이다.
피치는 공공부채 비율이 높은 데다 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일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두 단계나 내렸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대외건전성, 빠른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며 지난해 11월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등급의 상향조정을 예고했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까지 등급을 올리자 관심은 S&P로 쏠리게 됐다.
당시 S&P가 우리나라에 매긴 등급은 ‘A’로, 무디스와 피치가 평가한 등급보다 두 단계나 낮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평가사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개 비슷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어 S&P의 등급 조정이 기대됐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무디스와 피치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수차례 조정했다.
그러나 S&P는 2005년 7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매긴 뒤 그 평가를 7년간 고집했다.
이번에 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렸으나 무디스와 피치보다 여전히 평가등급이 한 단계 낮다.
최 차관보는 “그간 다른 신용평가사들에 비해 가장 보수적으로 등급을 부여해온 S&P가 등급을 조정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