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는 수입면도기·전동칫솔값

꿈쩍 않는 수입면도기·전동칫솔값

입력 2012-08-13 00:00
수정 2012-08-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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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EU FTA 발효 1년… 내린 관세 8%는 어디로?

수입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의 소비자가격이 수입가보다 평균 2.6배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독일 제품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이 전혀 없었다.

●수입가의 평균 2.6배 ‘뻥튀기’

한국소비자원은 12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으로 전기면도기 54종과 전동칫솔 14종의 평균 수입가격 및 소비자가격, 유통구조 등을 조사해 발표했다. 수입업체는 전기면도기를 평균 6만 841원에 들여온 뒤 중간 상인이나 소매업체에 10만 2386원에 넘기고, 이들은 다시 소비자에게 16만 1947원에 파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가격(부가가치세 제외)이 수입가보다 평균 2.66배나 비싼 것이다.

전동칫솔의 소비자가격은 수입가의 평균 2.71배로 나타났다. 수입가격은 3만 8068원이지만 소비자가격은 10만 3258원에 이르렀다. 세계적 소형 가전제품 업체인 독일 브라운사의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은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철폐(8%→0%)에도 가격이 전혀 내려가지 않았다. 전기면도기 ‘760CC’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34만 2400원이다. 전동칫솔인 ‘오랄비 D20.525’와 ‘오랄비 OC20’도 각각 13만 5000원과 19만 9000원으로 요지부동이다.

올해 2분기 EU산 전기면도기의 평균 수입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5%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수입·유통업체 마진 높다”

나광식 소비자원 가격조사팀장은 “칫솔이나 면도기 같은 소비재의 경우 수입가와의 차이가 대부분 유통마진과 관세 등인 점을 고려할 때 3배에 육박하는 가격 차이는 이들 수입·유통 업체가 지나치게 높은 마진을 챙기고 있다는 얘기”라며 “다른 소형 수입 가전제품과 비교해도 (마진율이) 높은 수준인 만큼 관세 철폐 효과 등을 고려해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2-08-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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