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생각보다 ‘깜깜’

한국경제 생각보다 ‘깜깜’

입력 2012-07-14 00:00
수정 2012-07-14 00:2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올 2분기 전기대비 고작 0.5% 성장

한국은행이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은 전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을 때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기준금리 인하, 정부 재정 투입 효과 등을 모두 미리 반영해 나온 수치가 ‘3.0’인 만큼 사실상 2%대 성장을 각오해야 하는 형국이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라는 큰 파고를 겪은 뒤 깜짝 반등하는 듯했던 경기는 내년까지 길고 지루한 ‘L자형’ 횡보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큰 폭의 전망 수정 이유 가운데 하나로 “상당히 안 좋은” 2분기 실적을 들었다. 한은의 성장 전망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상반기 2.7%, 하반기 3.2%다. 올 1분기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였다. 이 수치를 놓고 보면 2분기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 대비로는 0.5%로 추산된다.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은 0.9%였다.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로는 물론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도 1분기보다 낮아진 것이다. 당초 한은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2분기부터 성장률이 점차 올라갈 것으로 봤다. 신 국장은 “전기 대비로는 상반기에 0.7%, 하반기에 1% 안팎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재정 투입 효과를 빼면 하반기 성장률도 1%가 안 된다.”고 말했다. 상저하저(上低下低)가 현실화된 셈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8조 5000억원의 돈을 더 풀기로 했다. 계획대로 이뤄지면 하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조 2000억원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은은 추산했다. 성장률로 따지면 0.2% 포인트다. 재정 투입이 틀어지거나 유럽·중국 경기가 더 악화되면 3% 성장은 물 건너가는 것이다.

일본 노무라증권(2.5%) 등 외국계 경제예측 기관들은 이미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려 잡았다. 내부적으로 성장 전망치를 3.1%로 하향 조정한 삼성경제연구소도 2%대 하향 재조정을 검토 중이다. 권순우 삼성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 경제의 앞날이 국내보다는 해외 상황에 달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 실장은 “글로벌 경기 흐름으로 봤을 때 3.0%만 돼도 선방한 것”이라면서 “과거 5~6%씩 성장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성장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 부진으로 ‘작년 4분기 내지 1분기 저점 통과론’도 힘을 잃게 됐다. 다소 진폭이 있긴 해도 크게 보면 경기가 계속 지루하게 횡보하는 형국인 만큼 ‘바닥’을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도 경기 국면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12-07-14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기사
더보기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출산'은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모델 문가비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결혼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산’은 바로 ‘결혼’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공식에 대한 갑론을박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출산’은 곧 ‘결혼’이며 가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출산’이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