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12.6% 주택용 6.2% 인상 추진
전기요금 인상안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거부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한국전력 이사회 측이 반박하고 나섰다.한국전력 이기표 사외이사는 10일 정부 과천청사 인근 식당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이사회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물가 안정에 관한 법률, 전기사업법, 전기 공급약관, 이사회 규정 등에 따라 전기요금 약관 개정을 제안했다”며 “이사회가 법에 근거해서 공급약관을 의결한 것을 불편하게 여긴다면 정부 스스로 그 법은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전력산업은 부채를 남기지 않더라도 미래 세대에게 재앙을 남긴다”며 “국내 전력산업은 이미 한계에 달했으므로 에너지 소비 구조를 개선해 전력의 과도한 소모를 막는 국민 계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가 비용절감을 위한 자구 노력으로 구조조정 등을 검토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력산업의 구조상 인위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힘들고 기술진이나 발전소 근로자 등이 파업하면 국가적 위기도 올 수 있다”고 답했다.
한전은 이 자리에서 전날 공개된 요금 인상안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산업용은 12.6%이고 (저압 10.7%, 고압 12.7%) 일반용 10.3%(저압 8.9%, 고압 11.5%), 농사용 6.4%, 주택용 6.2%, 교육용 3.9%이다.
한전은 서민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용도별로 차등 인상한다고 덧붙였다.
홍성의 한전 요금제도 팀장은 산업용 인상률이 높은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위해서 전기를 (저렴하게) 30년간 지원했고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 전자, 철강 등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했다”며 “이제 이들이 농사용과 소상공인용 일반 전기, 300kWh 이하 주택용 사용자를 위해 110% 정도 요금을 낼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한전은 이번 인상안으로 자사가 올해 1조5천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는 지경부의 추산에 대해서도 상반기에 모든 손실을 보전했다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지만 상반기에 요금 인상을 못 해 순손실이 2조원 이상 발생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연료비연동제의 기준 유가를 변경·도입해 6.1% 충당하더라도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 내년에 1년간 나눠서 받기 때문에 사용자 부담이 분산된다고 강조했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한전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정부 입장은 좀 다르다”며 “적절히 경제사정에 맞게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9일 한전 이사회가 전기요금을 평균 10.7% 인상하고 연료비 연동제의 변형 적용을 통해 6.1%를 미수금 형태로 보전받는 요금 개편안을 의결하자 지식경제부는 ‘물가안정, 서민생활안정,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정부 노력과 배치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